증권가, 공매도 타깃 가능성 높은 종목 예의주시상대적 고평가·숏(매도) 등장 빈도 잦은 종목 주목전환사채(CB) 발행 종목 주의, 무위험 차익거래 우려
  • 5월 3일 공매도 금지 조치가 해제되는 가운데 공매도 타깃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가는 과거 공매도 단골 종목 중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거나 전환사채(CB) 발행이 많은 종목이 주요 타깃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달 3일부터 코스피200·코스닥150 지수 구성종목에 한해 공매도를 재개한다. 나머지 종목들은 별도 기한 없이 공매도 금지 조치가 연장된다. 

    공매도 부분 재개 시점이 임박하면서 공매도 세력의 주요 타깃이 될 종목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미리 보는 숏 리스트'를 통해 동종기업보다 많이 오른 비싼 종목에 주목했다. 우선 올해 컨센서스 기준 주가수익비율(P/E) 또는 주가순자산비율(P/B)이 동종기업 평균보다 10% 이상 높고, 3개월 수익률도 높은 종목을 추렸다. 이 중 작년 3월 공매도 금지 전 대차잔고 비중이 상위 30% 이내 포함되는 종목을 선별했다. 공매도 금지 전 대차잔고가 높은 업종일수록 공매도 재개 이후 단기 하락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 아모레퍼시픽, HMM, 한국금융지주, SKC, 펄어비스, 일진머티리얼즈, 한국항공우주, 한솔케미칼, 현대미포조선, KCC 등을 공매도 타깃 종목으로 꼽았다. 

    매수(long·롱)와 매도(short·숏)라는 서로 다른 포지션을 구축하는 ‘롱-숏 전략’에서 숏에 등장하는 빈도수가 높은 종목도 눈에 띈다. 

    롱 방향에 등장하는 빈도수가 높은 종목 중에서 대차잔고까지 고려해 실제 롱 포지션 수급 유입 가능성이 큰 종목은 오뚜기, 신세계, 삼성SDI, 삼성화재, LS, 하나금융지주, 대상 등이 있다. 숏 대상이 될 확률이 높은 종목으로는 아모레퍼시픽, KG이니시스, NHN한국사이버결제, 신세계인터내셔날, 서진시스템, 씨젠, SKC 등이 도출됐다. 

    두 조건 모두 포함된 종목은 SK이노베이션, SKC, 아모레퍼시픽 등이다. 

    전환사채(CB)가 발행된 종목에도 공매도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은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환사채를 공모 혹은 투자기관에게 발행할 경우 공매도 유인이 높아진다"며 "신종자본증권 투자자가 주식을 공매도해 무위험 차익거래를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환사채는 일정한 조건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전환 전에는 사채로서 확정이자를 받을 수 있고 전환 후에는 주식으로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박 연구원은 공매도 유입 가능 종목으로 LG디스플레이, 화승엔터프라이즈, 키움증권, 롯데관광개발 등을 꼽았다. 이들 종목에 각각 5631억원, 1173억원, 633억원, 579억원의 공매도가 유입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오는 20일 개인 공매도 확대를 위한 통합 대주 시스템 등을 시범 가동할 계획이다. 개인 투자자가 공매도를 하기 위해 이수해야 하는 사전교육과 모의투자 관련 시스템이 가동돼 공매도 재개 전에 미리 자격을 취득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