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풀렸지만 ‘증시 상승세’… 코스피·코스닥 시총 33조원↑

공매도가 재개됐지만 우려와 달리 증시 전체 시가총액이 오히려 소폭 증가하는 등 증시가 강보합세를 보였다. 탄탄한 실적 펀더멘털(기초여건)이 공매도 재개에 따른 지수 하락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분석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종가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합계는 2635조원으로 공매도 재개 직전인 지난달 30일(2602조원)보다 1.26%(33조원) 증가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3,147.86에서 3,197.20으로 49.34포인트(1.57%) 오르면서 코스닥 하락률(983.45→978.30, -0.52%)을 압도했다.

당초 작년 3월 공매도 금지 이후 1년 1개월여 동안 가파른 증시 상승장으로 쌓인 공매도 수요가 공매도 재개 시 몰리면서 단기간은 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실제로는 ‘기우’에 가까웠다. 

이와 관련해 증권업계에서는 상장사 실적이라는 ‘펀더멘털의 힘’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금융정보업체 인포맥스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전망치가 있고 1분기 실적을 발표한 119개 상장사의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34조7913억원으로 작년 동기(18조667억원)보다 87.0% 늘었다.

특히 상장사의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 31조6936억원을 9.8% 웃돌아 1분기 실적 호조를 예상한 시장의 높아진 눈높이마저 넘어섰다. 실제 영업이익이 전망치를 상회한 곳은 78개사(65.5%)로 그렇지 못한 곳 40개사(34.5%)의 거의 두 배에 육박했다.

공매도 재개에도 세계 경기 개선과 한국 수출 회복의 영향으로 화학·정유·조선 등 경기민감주의 ‘어닝 서프라이즈’ 사례가 두드러졌다.

현대중공업지주는 1분기 영업이익이 534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 시장 전망치 2804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에쓰오일도 올해는 629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기대치 3789억원을 크게 넘어섰다. LG화학도 1분기 영업이익이 1조48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거의 6배에 수준으로 올랐다. 

증권업계 연구원은 “본격적인 실적 발표가 시작되며 이익 전망치도 대폭 상승 중”이라며 “기저효과, 일회성 요인 등으로 인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연간 이익 전망치에 반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