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이탈, 주가 하락 이어져국회까지 규제 움직임, 게임법 개정안 2건 상정1분기 실적 저조 불가피... "기존 수익 모델 탈피해야"
  • ▲ 넥슨 사옥 ⓒ연합
    ▲ 넥슨 사옥 ⓒ연합
    지난해 코로나19에도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게임업계가 올해는 상황이 급반전됐다. 게임 업계 맏형인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이용자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확률형 아이템 논란은 넥슨의 간판게임 '메이플스토리'에서 촉발됐다. 넥슨이 게임 업데이트를 통해 공지한 '동일 아이템 확률 수정'에 대해 이용자들은 '아이템 확률 조작' 의혹을 보내며 반발에 나선 것.

    이후 이용자들은 '트럭시위', '한도 0원 챌린지' 등의 항의 시위가 이어졌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넥슨은 이용자들에게 '게임 내 모든 유료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를 공개한다고 수습에 나섰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도 "이용자분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에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며 "자세한 설명과 보상으로 이용자들의 용서와 양해를 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이플스토리의 이용자들은 대거 이탈하면서 4월 첫 주에는 PC방 점유율 순위가 기존 6위에서 9위로 떨어지기도 했다. 현재도 메이플스토리 게시판에는 이용자들의 불만 글이 가득한 상황이다.

    넥슨발 확률형 아이템 논란의 불똥은 엔씨소프트로도 튄 상황이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문양 시스템 롤백 사건'으로 이용자들이 불매 운동을 벌이며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3월 셋째주(15~21일)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순 이용자는 1월 첫째주(12월 28일~1월 3일) 대비 각각 30%, 29%씩 줄었다.

    특히 한때 100만원 고지를 밟으며 '황제주' 반열에 올랐던 엔씨소프트의 주가도 뚝 떨어졌다. 지난달 29일 연중 최저가인 83만 4000원 수준으로 한달만에 12% 가깝게 폭락했다. 현재도 90만원 수준의 박스권에 갇힌 상태다.

    정치권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등을 '5대악(惡)' 게임으로 규정하는 등 이들 게임사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진상 조사를 언급하기도 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는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는 게임법 개정안 2건이 상정된 상태다.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1분기 실적도 신통치 않을 전망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해 1분기 매출 9045억원, 영업익 4300억원과 비슷하거나 떨어진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은 5522억원, 영업이익은 1354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44%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게임사들의 사과나 해명으로는 종식시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수익 구조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는 작업이 병행되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