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3조 납부 기한 임박내주 초 관련 계획 발표할 듯이건희 회장 이름 건 사회환원 계획에 촉각… 재단 신설 여부 공개 전망'최소 1조' 역대급 사회환원 방식 두고 재계 이목 쏠려
  • 삼성이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산에 대한 상속세 납부와 더불어 사회 환원 계획을 내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8년 삼성 비자금 수사 이후 이 회장이 약속한 사재 출연 1조 원 가량과 더불어 역대급 규모의 사회 환원이 예고 되는 가운데 이 회장 명의의 재단을 신설될 가능성까지 엿보여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주 중 고 이건희 회장의 유산에 대한 상속세 납부 방식과 주식과 미술품, 부동산 등 최대 13조 가량으로 추산되는 유산 배분과 관련한 내용을 유족을 대신해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이 회장이 타계하면서 이 회장 유산에 대한 상속세 납부 방식을 결정하는 기한이 이번달 말까지 앞으로 다가왔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이 이미 유산 배분과 상속세 납부 방식에 대한 의견 조율을 마치고 이를 공식화 하는 작업만 남겨놓았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주 초 경에는 이와 관련한 공식 발표에 나서는 동시에 이 회장이 생 전 마무리 짓지 못한 사회 환원 작업을 진행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회 환원을 비롯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최근 재계에서 가장 뜨겁게 떠오르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맞물려 있어 역대급 상속을 앞둔 삼성이 사회 환원에서도 역대급 규모와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대목은 이 회장의 사회 공헌 뜻을 이어갈 새로운 공익재단이 탄생할지 여부다. 이번 삼성의 역대급 사회 환원의 출발점이 사실상 이 회장의 상속 재원에서 출발한다는 점과 이 회장이 생 전 1조 원 규모의 사재 출연을 약속했던 점을 감안해 이 회장의 이름을 딴 재단 신설이 강력하게 점쳐지는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 2월 삼성이 운영하던 대표적인 장학재단인 '삼성장학회'가 설립 19년 만에 장학사업을 중단하게 되면서 신규 재단 설립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 삼성장학회는 지난 2002년 삼성이건희장학재단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돼 2015년까지 매해 글로벌 인재로 육성할 해외 유학생을 선정해 지원해왔고 그 마지막 기수 장학생들이 박사과정을 마무리하며 삼성장학회의 사업이 종료됐다.

    이후에는 삼성장학회 대신 다양한 미래기술·기초과학 분야 연구진을 지원하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등을 운영하며 국내 우수 인재 양성에 대한 뜻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삼성이 지난 몇 년간 재단을 통하지 않는 사회공헌활동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회장의 이름을 딴 신설 재단을 설립해 이 역할을 상당부분을 다시 맡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사회 환원 규모도 최소 1조 원으로 역대급이 예상되고 있어 삼성이 재계 사회 환원에 새 역사를 쓰게 될지에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우선 지난 2008년 특검의 삼성 비자금 수사 이후 이 회장이 사재 출연을 약속했지만 이행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채 지난 2014년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면서 이와 관련한 논의가 중단된 바 있는데 이때 예고했던 출연금 규모가 1조 원 가량이다. 유족들이 이 회장을 대신해 이 약속을 지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최소 1조 원 가량의 이 회장 명의 사회 환원이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이 회장 보유 지분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사회 환원 규모는 더 확대될 수도 있다. 다음 주 공식발표를 통해 이 회장 보유 지분 또한 유족들에게 어떤 방식과 비율로 배분될 것인지 결정될 예정인데 상속이 예정된 지분 가치만 11조 원이 넘는다. 이 중 상당수는 법정 비율에 맞게 이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여사와 이 부회장 3남매가 상속받게 될 확률이 높지만 일부는 공익재단으로 환원하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세액 측면으로도 유리할 수 있어 과거 재계에서 선호됐던 방식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방식으로 국내 사회 환원 문화를 이끌 것이라는 데에도 의미 부여를 하는 모습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ESG 경영과 같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관심의 목소리가 높고 삼성이 이미 오랫동안 사법리스크로 시름하고 있는 상황이라 사회 환원을 포함한 신개념 공헌활동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이를 삼성이 적극적으로 수용할 가능성 또한 높다고 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