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 아성 견고1~4월 판매… 재규어 40.0%↓, 랜드로버 26.6%↓캐딜락, 신차 효과 별무신통혼다, 日업체 중 나홀로 부진
  • ▲ 랜드로버 기업 로고(CI) ⓒ뉴데일리DB
    ▲ 랜드로버 기업 로고(CI) ⓒ뉴데일리DB
    수입 자동차 업계가 코로나와 경기 불황에 아랑곳 않고 판매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재규어와 랜드로버, 캐딜락 등 일부 업체는 사정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수입차 선호현상의 아무런 덕을 보지 못해 변방으로 밀려나는 모습이다.

    7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랜드로버는 지난 1~4월 국내에서 1065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1775대)보다 40.0% 줄어든 것이다. 재규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01대를 팔아 26.6%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은 더 처참했다. 랜드로버는 지난 1~4월 점유율이 1.0%로 지난해 대비 반토막이 났다. 2019년 3.1%에서 지난해 1.7%로 미끄러진 뒤 반등 기회를 못 잡고 있다. 재규어는 0.2~0.3%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업계는 판매 부진의 원인을 경유엔진 중심의 라인업, 전동화(전기 구동력 활용)의 늦은 대응, 서비스 및 품질 논란 등으로 꼽고 있다. 잇단 판매 부진 탓에 희망퇴직을 시행, 인력 감축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부정적 평가를 인식해 대대적인 개선 작업에 나섰다. 로빈 콜건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 대표는 최근 간담회에서 “수리를 받기 위해 지나칠 정도의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불량부품 문제도 전담 조직을 꾸려 관리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품질 개선과 가격 인하,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동력전달체계) 다양화 등이 성공을 거둘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캐딜락은 신차 효과를 놓치면서 판매가 고꾸라졌다. 캐딜락은 지난 1~4월 351대를 판 것으로 집계됐다. 416대를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뒷걸음질 쳤다.

    올해 초 야심차게 내놓은 XT4는 기대만큼 판매를 늘리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XT6 등 SUV 판매 저조는 캐딜락의 또다른 고민거리다. 이 회사는 지난해 XT6부터 CT4, CT5 등 4개의 신차를 투입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시트로엥은 부진의 늪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4월 157대를 팔아 59.0% 급감했다. 그동안 시장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지만, 입지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타격을 받은 혼다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지난 1~4월 판매 대수가 980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1154대)보다 15.1% 줄어든 것이다.

    올 들어 뉴 CR-V와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미니밴 뉴 오딧세이를 잇달아 내놨지만 실적에 미치는 효과가 크지 않았다. 불확실성을 딛고 판매 분위기를 끌어올린 토요타, 렉서스와 대조적이다. 이 기간 토요타와 렉서스는 각각 13.7%, 51.2% 판매가 늘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르데세스벤츠 등 독일 업체를 제외하고 수입차 시장에서 입지가 줄어드는 곳이 많다”며 “독일 차와 아닌 차로 양분화되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전동화 등 흐름에 빠르게 따라가지 못한 것이 이유”라고 분석했다.
  • ▲ 캐딜락이 올해 초 내놓은 XT4 ⓒ뉴데일리DB
    ▲ 캐딜락이 올해 초 내놓은 XT4 ⓒ뉴데일리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