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24% 급락, 8거래일만 4000선 내줘외국인 대량 매도 … 개인 홀로 1.2조 받아내반도체 투톱 약세 … 삼전·SK하닉 동반 하락코스닥도 외인 기관 쌍끌이 매도에 2.42% 급락
  • 4000선을 지키려던 코스피의 저항선이 외국인의 1조 원대 '매도 폭탄' 앞에 무력하게 무너졌다. 미국과 중국발(發) 대외 리스크가 투자 심리를 짓누르며 반도체 대장주들이 힘을 쓰지 못하자, 지수는 2% 넘게 급락하며 3990선으로 주저앉았다.

    16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4090.59)보다 91.46포인트(-2.24%) 하락한 3999.13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4000선이 깨진 것은 지난 8일 이후 8거래일 만이다.

    이날 지수는 개장 직후부터 외국인의 매물이 쏟아지며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장중 한때 반발 매수가 유입되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매도 규모가 커지며 낙폭을 확대했다.

    수급 주체별로는 외국인이 하락장을 주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홀로 1조 301억원을 순매도하며 '셀 코리아'에 나섰다. 기관도 2267억원을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1조 2556억원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지만, 지수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미국발 AI 거품론이 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운 가운데 이번주 발표된 미국 고용 및 물가지표에 대한 경계심이 투심을 억눌렀다. 중국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되고 미중 패권 경쟁이 안보분야까지 확산되는 모습을 보인 것도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파란불(하락)을 켰다.

    특히 지수 버팀목인 '반도체 투톱'의 약세가 뼈아팠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000원(-1.91%) 내린 10만 2800원에 마감하며 '10만 전자' 턱걸이를 했다. SK하이닉스는 낙폭이 더 컸다. 2만 4000원(-4.33%) 급락한 53만원에 거래를 마치며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이 외에도 두산에너빌리티는 소폭 상승(7만7300원, +0.26%)하며 선방했으나, 대다수 대형주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닥 시장도 찬바람이 불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72포인트(-2.42%) 급락한 916.11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이 3580억원, 기관이 66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만 4074억원을 순매수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날보다 6.0원 오른 1477.0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