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후보자 자진 사퇴 후폭풍…차관직도 사퇴 공산 커해수부 내부 "유능하고 신망 두터운 리더 잃었다" 아쉬움文 장관 "정책 현안 대응 최선 다해달라"…조직 추스르기
  • ▲ 문성혁 해수부 장관.ⓒ연합뉴스
    ▲ 문성혁 해수부 장관.ⓒ연합뉴스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자진 사퇴하면서 해수부는 '문성혁 시즌2'를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선 박 후보자가 차관직마저 내려놓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후보자는 이날 해수부를 통해 배포한 사퇴 입장문에서 "(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이번 논란이 공직 후보자로서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면서 "모두 제 불찰이다. 장관 후보자로서의 짐을 내려놓고자 한다.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주영국 대사관 근무를 마치고 귀국할 당시 부인이 찻잔·그릇 등 수천만원대 장식품을 무관세로 들여와 불법 판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야당의 낙마 대상 명단에 올랐다.

    박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해수부는 당분간 문 장관 체제가 불가피해졌다. 일각에선 이대로 '문성혁 시즌2'가 이어질 공산이 적잖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해수부 한 관계자는 "다시 후보자를 지명하고 준비 기간을 거치면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일러야 6월 하순쯤 열릴 텐데 시기적으로 좀 모호한 측면이 있다"면서 "(큰 과오가 없었던 만큼) 문 장관이 유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책 추진의 연속성 측면에서도 문 장관 유임이 유리하다는 의견이다. 해수부 다른 관계자도 "(문재인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고려하면 차기 장관 임기가 1년 안쪽으로 들어왔다"면서 "결국은 (문 장관) 유임이냐, 새 장관 후보자 지명이냐의 선택인데 유임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많다"고 분석했다.
  • ▲ 해수부.ⓒ연합뉴스
    ▲ 해수부.ⓒ연합뉴스
    이번 사태로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이 가속할 거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에서 청와대가 새로운 장관 후보자를 임명하는 게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세종 관가 한 관계자는 "정치적 관점에서 볼 때 이렇다 할 흠결이 없는 후보자를 찾아도 '왜 진작에 이 사람을 지명하지 않았느냐'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고, 또 다른 문제로 논란이 재연되면 '지명하는 사람마다 이러하냐'는 지적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수부 한 고위 공직자는 "지난 1월에도 개각설이 있었고 이번에는 당연히 교체될 거로 예상됐기에 (문 장관으로선) 피로도가 쌓였을 것"이라며 "다만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면 이런 상황에서 (문 장관이) 먼저 '그만하겠다'는 말을 꺼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문 장관은 이날 전 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흔들림 없이) 정책 현안 대응에 최선을 다하자"며 관리 모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박 후보자가 차관직마저 내려놓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 해수부 간부공무원은 "이번 사태를 겪은 박 차관이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출근해서 평소처럼 업무를 볼 수 있겠느냐"며 "차관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통상적인 수순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수부로선) 유능하고 직원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웠던 리더 한 명을 잃게 된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 ▲ 박준영 해수부 장관 후보자.ⓒ연합뉴스
    ▲ 박준영 해수부 장관 후보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