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가격 사상 최고치 도달…15년만 슈퍼 사이클 분석AI 열풍 속 미‧중 구리 수요 증가…공급 차질 이슈 더해져전 세계 AI 전력망 구축 한창…구리 관련주 수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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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이와 관련한 전선주 전반에 훈풍이 불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전선 핵심 소재인 구리의 가격이 지속해서 오를 것으로 전망, 관련주들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S 주가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104.7% 급등, 9만 원대에 달하던 주가는 18만 원을 웃돌고 있다. 같은 기간 대한전선 주가 또한 91.8% 상승했다.이밖에 삼화전기(287.5%), 대원전선(279.5%), HD현대일렉트릭(224.6%), LS ELECTRIC(188.5%), KBI메탈(152.5%) 등 전선주 대부분이 폭발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최근 전선주 강세의 배경엔 재생에너지 신규 수요가 늘어난 점이 자리 잡고 있다.노후화된 전력 인프라 교체 수요와 더불어 AI 데이터센터 건설 등 전력 사용량 증대로 초고압케이블 등 전선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특히 구리 사용량이 많은 전선 수요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이번 전선 및 전력기기 호황이 약 15년 만에 돌아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 중국에서 구리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공급이 한정되면서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실제 원자재 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구리 가격은 20% 이상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현재 구리 가격은 톤(t)당 1만1000달러 수준에 근접, 역사상 최고점(2021년 5월 1만460달러)을 넘어섰다.골드만삭스는 앞서 지난 3월 올해 연말 구리 가격 목표치를 톤당 1만 달러에서 1만2000달러로 상향했다. 나아가 내년 평균 구리 가격 전망치는 1만5000달러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국내 증권사들도 이른바 전력 '슈퍼 사이클'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구리 값이 오름에 따라 국내 전선주 또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력망 구축과 관련해 전선, 케이블, 전력기기 등 다양한 노드에서 구리 수요가 자극될 수 있다"라며 "AI와 관련된 기술이 발전하고 인프라가 확장돼 가는 과정에서 데이터센터 확충이 필요하며, 그 자체에 소용되는 케이블이나 전산 통신 장비, 냉각 등에 구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AI 등으로 인한 데이터센터 건설 등 전력 사용량 증대로 전 세계적으로 전력망 구축 프로젝트가 증가하고 있다"라며 "초고압 케이블 등 전선에 대한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특히 전 세계적으로 구리 광석 채굴 단계에서 공급 차질 이슈가 제기되는 점은 구리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세를 점칠 수 있는 요소로 해석된다.조 연구원은 "구리는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분포된 광물이지만, 채산성과 경제성을 갖춘 구리 광산은 남미의 안데스 인근 지역인 칠레와 페루에 집중 분포돼있다"라며 "구리 광석의 공급량은 최근 완연히 정체 국면에 접어드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지난해 기준 칠레의 구리 생산은 전년 대비 -6.2% 감소했다"라며 "이상기후, 파업 등 노사 관계 불안정에 따른 생산 차질, 주요 광산 폐쇄 이슈, 투자 보주고 등의 사안들이 고루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말했다.올 한 해 전력 산업은 초호황기를 맞이할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15년 만에 도래한 이번 전력 산업의 확장 사이클은 과거보다 더 강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이클은 교체 수요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와 신재생에너지 등 신규 수요가 함께 반영되고 있다"라며 "과거 교체 사이클이 최소 6년간 지속된 것을 고려하면, 이번 사이클은 적어도 2029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손 연구원은 이어 "국내 전력기기 및 전선 업체들은 해외 경쟁사 대비 전력기기는 상대적 저평가된 상태"라며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