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向 HBM 향배 주목직접 언급 보다 진행상황 단서 나올 듯반도체업계-증시 모든 시선 쏠려
  • ▲ 삼성HBM3E 12H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 삼성HBM3E 12H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엔비디아가 실적발표22일(한국시간 23일 새벽 5시) 에서 삼성전자 HBM(고대역폭메모리) 관련 언급을 할지 주목된다. 삼성이 반도체 수장을 바꾸는 초강수를 뒀지만 엔비디아 문을 열지 못하면 HBM 사업에 발목이 잡힐 수 있어 업계와 시장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 실적발표를 앞두고 주식시장은 물론이고 반도체업계에서도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위한 HBM3E 12단 제품에 대한 퀄테스트(품질 검증)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삼성 HBM 퀄테스트 결과나 공급 여부를 언급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미 AI 반도체 시장 최강자로 삼성을 비롯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HBM 제조사들에겐 최대 고객사다. 5세대 HBM인 HBM3E 공급 계약을 일찌감치 마무리 짓고 조만간 본격 양산에 돌입하는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과 달리 삼성전자만 아직까지 엔비디아 입성이 확정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공식화된 상황은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 퀄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는 수준이 전부다. 퀄테스트 진행 중인 제품은 5세대 HBM 중에서도 12단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마저도 삼성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내용은 아니다. 

    당초 퀄테스트는 이달 초 마무리되고 공급 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지난주 삼성전자 D램, HBM 개발 담당 임원들이 엔비디아 측 요청으로 미국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해 긴급 회동에 나서면서 업계와 시장의 관심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그러다 전날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교체를 전격 발표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을 DS부문장으로 위촉하고 기존 부문장이었던 경계현 사장을 전 부회장이 맡고 있던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교체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발표했다.

    삼성이 그 간 반도체 사업 전반에서 위기감을 느꼈다는 방증이기도 했지만 특히 HBM 사업에서 SK하이닉스에 1인자 자리를 내주고 실기했다는 점이 이번 수장 교체에 결정적 계기가 됐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더 나아가 이번에 엔비디아에 HBM 공급을 확정짓지 못하게 되면서 DS부문장 교체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처럼 삼성이 직접적으로 엔비디아와의 계약 여부를 밝힐 수 없는 여건에서 모두의 눈과 귀가 엔비디아의 실적발표 자리에 쏠리는 것이다. 엔비디아도 이 자리에서 HBM 계약 관련한 사항에 대해 직접적인 답변을 할 수는 없겠지만 앞서 진행됐던 행사에서의 발언들로 볼 때 삼성과의 관계에 대한 분위기나 진행 상황을 추측할 수 있는 단서가 나올 가능성이 있어 기대감이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엔비디아는 22일 장 마감 직후 지난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한국시간으로는 23일 새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