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애 위원장 노조 역사상 최초의 여성이자 첫 판매전문직 출신근로자의날, 유통업계 최초 대통령 훈장 ‘동탑 산업훈장’ 수상생애주기에 차별화 복지제도 도입 및 여성 복지 강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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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애(53) 롯데백화점 노동조합위원장은 유독 유통업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은 인물이다. 롯데백화점 노조 최초로 여성 위원장이면서 동시에 판매전문직원 출신 최초의 위원장이기도 하다.그런 그가 또 하나의 수식어를 추가했다. 이달 초 근로자의 날 유공 포상에서 유통업계 최초로 대통령 훈장인 ‘동탑 산업훈장’을 수상한 것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현장의 분위기가 침체돼 있는 유통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과연 강 위원장에게는 어떤 특별함이 있었을까.강 위원장을 직접 만나 그의 목소리를 들어봤다.지난 15일 롯데쇼핑 사옥 노조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강 위원장은 줄곧 현장의 소통과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도 수도권 6개 점포 현장을 다녀왔다고 한다.그는 “롯데백화점에 입사한지 30여년이 지나면서 선·후배들 같이 업무를 지내오는 동안 제가 느낀 것과 원했던 것을 쭉 마음속에 담아왔다”며 “우리 후배, 여직원들이 불편해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선배로서 풀어주고 싶다고 생각해왔다”고 말했다.이어 “그동안 저는 백화점에서 굉장히 행복하게 일해 왔고 이 행복감을 후배들에게도 나눠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제도를 크게 바꾸거나 엄청난 복지를 추진하기 보다는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간지러운 부분을 긁어줘야겠다고 생각 했다”고 말했다.실제 강 위원장은 롯데백화점의 산 역사를 고스란히 겪은 인사다. 그가 처음 롯데백화점과 인연을 맺은 것은 당시 롯데백화점은 1호점(당시 롯데쇼핑센터)인 본점만 운영 중이던 1987년이다. 현재 롯데백화점의 점포가 51개로 늘어나는 순간순간을 모두 지켜봐 온 몇 안되는 원로인 셈이다.이 때문에 그가 노조 위원장에 나설 때도 “선배님이라면 할 수 있다”는 후배들의 응원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유통업계 특성상 여성의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 롯데백화점은 노조의 90%가 모두 여성이다. 그렇다보니 판매전문직 및 여성 직원에 이해가 높다는 점이 높은 지지를 받았다.강 위원장은 “아마도 친근함과 공감능력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제가 그들이 걷고 있는 길을 먼저 걸어왔고 이로 인해 이들이 무엇이 불편하고 무엇이 힘든지를 알고 있어 보다 공감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시대가 많이 변했지만 여성이기 때문에 불편한 점이나 특히 남성과 근무하면서 겪는 괴롭힘이나 성적인 부분 등 말하기 어려운 일들도 있었다”며 “남성 노조위원장인 시절에도 나빴던 것은 아니지만 여성이 직접 찾아가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면 지금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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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강 위원장은 롯데백화점 최초로 성희롱 대책 메뉴얼과 직장내 괴롭힘 매뉴얼을 을 만들어 배포한 주역이기도 하다.특히 강 위원장이 가장 자신하는 성과는 기존의 나열식 복지제도를 개선해 직원들의 Life-Time(생애주기)에 맞도록 6단계 복지제도를 개편한 것이다. 입사-결혼-임신-육아-교육-장년에 맞춰 맞춤형 복지를 적용하면서 업계에서 독보적인 롯데백화점만의 복지제도를 만들었다. 그렇다보니 롯데그룹 여성 신입사원에게 롯데백화점은 계열사를 통틀어 가장 선호되는 곳이 됐다고 한다.이 외에도 직원 복지 수혜 형평성 제고를 위한 복지포인트 제도 도입이나 비연고지 점포 근무자를 위한 고충 해소를 위한 상담 및 의견 수렴 절차, 힐링센터도 만들어졌다.정부가 지난 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강 위원장에게 대통령 훈장인 ‘동탑 산업훈장’을 업계 최초로 수여한 것도 이런 성과와 무관하지 않다. 근로자의 날 유공은 1975년부터 고용노동부에서 주관하는 정부 포상으로 산업 현장에서 성실하고 창의적으로 일하면서 노동자의 삶의 질 개선 등에 기여한 노동자를 격려하고, 노동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해 노동존중 사회 실현에 이바지하기 위해 진행하는 포상이다.강 위원장은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훈장 수여 이후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제가 30년 넘게 회사를 다녔지만 늘 새롭고 행복했던 것처럼 후배들도 퇴사하는 그날까지 행복하게 일했다고 느끼게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