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애 위원장 노조 역사상 최초의 여성이자 첫 판매전문직 출신근로자의날, 유통업계 최초 대통령 훈장 ‘동탑 산업훈장’ 수상생애주기에 차별화 복지제도 도입 및 여성 복지 강화 중
  • ▲ 강성애 롯데백화점 노동조합 위원장.
    ▲ 강성애 롯데백화점 노동조합 위원장.
    강성애(53) 롯데백화점 노동조합위원장은 유독 유통업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은 인물이다. 롯데백화점 노조 최초로 여성 위원장이면서 동시에 판매전문직원 출신 최초의 위원장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또 하나의 수식어를 추가했다. 이달 초 근로자의 날 유공 포상에서 유통업계 최초로 대통령 훈장인 ‘동탑 산업훈장’을 수상한 것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현장의 분위기가 침체돼 있는 유통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과연 강 위원장에게는 어떤 특별함이 있었을까. 

    강 위원장을 직접 만나 그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지난 15일 롯데쇼핑 사옥 노조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강 위원장은 줄곧 현장의 소통과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도 수도권 6개 점포 현장을 다녀왔다고 한다.

    그는 “롯데백화점에 입사한지 30여년이 지나면서 선·후배들 같이 업무를 지내오는 동안 제가 느낀 것과 원했던 것을 쭉 마음속에 담아왔다”며 “우리 후배, 여직원들이 불편해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선배로서 풀어주고 싶다고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저는 백화점에서 굉장히 행복하게 일해 왔고 이 행복감을 후배들에게도 나눠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제도를 크게 바꾸거나 엄청난 복지를 추진하기 보다는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간지러운 부분을 긁어줘야겠다고 생각 했다”고 말했다. 

    실제 강 위원장은 롯데백화점의 산 역사를 고스란히 겪은 인사다. 그가 처음 롯데백화점과 인연을 맺은 것은 당시 롯데백화점은 1호점(당시 롯데쇼핑센터)인 본점만 운영 중이던 1987년이다. 현재 롯데백화점의 점포가 51개로 늘어나는 순간순간을 모두 지켜봐 온 몇 안되는 원로인 셈이다. 

    이 때문에 그가 노조 위원장에 나설 때도 “선배님이라면 할 수 있다”는 후배들의 응원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유통업계 특성상 여성의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 롯데백화점은 노조의 90%가 모두 여성이다. 그렇다보니 판매전문직 및 여성 직원에 이해가 높다는 점이 높은 지지를 받았다. 

    강 위원장은 “아마도 친근함과 공감능력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제가 그들이 걷고 있는 길을 먼저 걸어왔고 이로 인해 이들이 무엇이 불편하고 무엇이 힘든지를 알고 있어 보다 공감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대가 많이 변했지만 여성이기 때문에 불편한 점이나 특히 남성과 근무하면서 겪는 괴롭힘이나 성적인 부분 등 말하기 어려운 일들도 있었다”며 “남성 노조위원장인 시절에도 나빴던 것은 아니지만 여성이 직접 찾아가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면 지금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 강성애 롯데백화점 노동조합 위원장.
    ▲ 강성애 롯데백화점 노동조합 위원장.
    실제 강 위원장은 롯데백화점 최초로 성희롱 대책 메뉴얼과 직장내 괴롭힘 매뉴얼을 을 만들어 배포한 주역이기도 하다. 

    특히 강 위원장이 가장 자신하는 성과는 기존의 나열식 복지제도를 개선해 직원들의 Life-Time(생애주기)에 맞도록 6단계 복지제도를 개편한 것이다. 입사-결혼-임신-육아-교육-장년에 맞춰 맞춤형 복지를 적용하면서 업계에서 독보적인 롯데백화점만의 복지제도를 만들었다. 그렇다보니 롯데그룹 여성 신입사원에게 롯데백화점은 계열사를 통틀어 가장 선호되는 곳이 됐다고 한다. 

    이 외에도 직원 복지 수혜 형평성 제고를 위한 복지포인트 제도 도입이나 비연고지 점포 근무자를 위한 고충 해소를 위한 상담 및 의견 수렴 절차, 힐링센터도 만들어졌다. 

    정부가 지난 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강 위원장에게 대통령 훈장인 ‘동탑 산업훈장’을 업계 최초로 수여한 것도 이런 성과와 무관하지 않다. 근로자의 날 유공은 1975년부터 고용노동부에서 주관하는 정부 포상으로 산업 현장에서 성실하고 창의적으로 일하면서 노동자의 삶의 질 개선 등에 기여한 노동자를 격려하고, 노동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해 노동존중 사회 실현에 이바지하기 위해 진행하는 포상이다. 

    강 위원장은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훈장 수여 이후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제가 30년 넘게 회사를 다녔지만 늘 새롭고 행복했던 것처럼 후배들도 퇴사하는 그날까지 행복하게 일했다고 느끼게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