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임사고' 현대제철 생산 중단하루 3500톤 차질… 톤당 100만원에도 못구해아파트 도로 교각 등 건설현장 올스톱 위기
  • ▲ 현대제철 당진공장 전경.
    ▲ 현대제철 당진공장 전경.
    "철근과 형강의 수급 불안으로 공사가 중단되거나 지연되고 있다. 3080 주택공급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정부 차원의 대응이 절실하다." 

    시멘트에 이어 철근 대란으로 건설현장이 아우성이다. 톤당 100만원을 줘도 철근을 구하기가 힘들다. 아파트와 도로, 교각 등 전국의 공사현장들이 모두 멈춰설 지경이다.

    재고는 바닥이 난지 오래고 중국산 철근도 수입이 안된다. 국내산 철강의 15%쯤을 생산하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는 고용노동부 명령에 따라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하루 3500톤 가량의 철근 공급이 중단됐다.

    현대제철 생산량 1만톤의 30% 가량이다. 자연스레 품귀현상이 일고 철근대란이 빚어지는 셈이다.

    뒤늦게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은 정부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섰지만 늘 그렇듯 사후약방문에 그칠 공산이 크다.

    국토부와 산업부는 현황파악과 대책 수립에 나섰지만 고용부의 입장은 완강하다. 현대제철이 생산을 재개하지 않으면 뾰족수가 없는 실정이다.

    지난 18일 국토부는 산업부, 건설업계 등은 철근 수급과 관련한 대책회의에 나섰지만 원론적인 수준의 논의만 이뤄졌다. 

    지난 8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1열연공장 3호기 가열로에서 40대 근로자가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고용부는 10일부터 철근공장 가열로까지 작업을 중지시켰다.

    사망사고에 따른 가동 중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의 끼임사고는 당진공장 기계상 결함이 아닌 조작상의 문제인 만큼 탄력적인 정책대응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사고가 발생한 현장은 전기로로 철근 공정라인과는 상관이 없는데, 고용부가 과도하게 제재를 가했다는 주장이다. 산업부에서 원자재 급등에 따른 철강재 대란을 진정시키고자 제강업체들을 소집해 생산량 확대를 주문한 당일 가동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실제 당진공장이 생산을 멈추자 철근 가격은 곧바로 뛰었다. 중단 전날까지만 해도 톤당 93만원에 거래되던 철근은 현재 96만∼98만원으로 올랐다. 일부 현장에서는 1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당진제철소 철근 생산라인의 조업 재개 일정은 미정이다. 고용부의 특별감독 결과에 따라 조업 중단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체재라고 할 수 있는 중국산 수입도 기대하기 어렵다. 건설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중국은 내수 확보를 위해 철근 수출을 사실상 금지했다.

    철강재 수급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건설업체가 피해를 입는 것은 물론이고 건축물 품질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3분기가 건설 비수기이지만 철근 가격의 추가 인상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특히 국내 수입철근 가운데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철근은 중국 정부의 수출보조금 폐지로 당분간 수입되기 어려운 여건이 만들어졌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