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규제로 재건축 막히자 리모델링 관심 선회새 아파트가 집값 리딩…미니신도시 탈바꿈 기대
  • ▲ 서울 송파구 문정래미안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출범. ⓒ 부동산 커뮤니티
    ▲ 서울 송파구 문정래미안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출범. ⓒ 부동산 커뮤니티
    서울 송파 주요 단지에 리모델링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규제에 가로막힌 재건축 대신 상대적으로 속도가 빠른 리모델링에 관심을 두는 것으로 파악된다.

    20일 송파 일대중개업계에 따르면 최근 송파구 문정래미안은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해당 단지는 총 1696가구 규모로 지난 2004년 준공됐다. 

    올해 입주 18년차를 맞으며 리모델링사업 추진을 알리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리모델링을 진행하는 인근 단지들 사이에서 문정래미안도 첫발을 내딛은 셈이다.

    문정래미안은 수직증축, 세대분리 방식 리모델링을 고려 중이다. 3개 층을 수직증축해 254가구로 늘려 총 1950가구로 탈바꿈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용 120㎡~170㎡으로 중대형 평형이 대부분인 점을 감안해 리모델링으로 세대분리를 분리하고 노후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도 만들 계획이다.

    문정래미안 리모델링 추진위는 "전체 전용면적 3분의1까지 세대분리가 가능하고 1가구2주택에 해당되지 않아 종부세에 유리하다"며 "임대수익으로 노후 생활을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지하 터파기, 수평증축 생략과 전세대 판상형 구조, 내진설계 적용 등으로 사업비도 절감할 수 있는 것도 강점으로 내세운다. 추진위는 사업비를 약 5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정래미안 추진위는 "상반기 조합을 설립하고 250가구 이상을 신규 분양해 주민 분담금은 낮추고 수익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문정동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내는 단지는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 단지 중 하나인 문정시영아파트다. 1차 안전진단을 통과한 뒤 2~3년내 이주를 앞두고 있다. 시공사는 포스코건설이고, 기존 1316가구에서 1512가구로 증가할 예정이다.

    문정건영도 GS건설을 리모델링 시공사로 선정했다. 수평증축으로 524가구가 626가구로 늘어나고, 2023년 이주와 2026년 입주를 목표로 한다.

    문정래미안 맞은편인 가락쌍용1차도 최근 쌍용건설컨소시엄을 시공사로 택했다. 공사비만 8000억원에 달하는 등 국내 리모델링 최대규모로 사업으로 이목을 끈다. 

    아울러 문정동 136번지 일대 재개발 사업을 비롯해 가락극동, 가락미륭, 가락프라자 등 문정동 노후아파트 10여곳 이상이 정비사업 절차를 밟고 있다. 

    문정동 A중개업소 관계자는 "단지별로 진행 속도는 제각각이지만 10~15년이내 사업이 가시화될 경우 미니신도시로 탈바꿈하게 된다"며 "재건축 기대감에 가격 상승은 물론 매물이 귀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문정동 일대에 리모델링 바람이 불면서 매매가격도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문정시영 전용 40㎡은 지난 4월 8억48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6억원대에 손바뀜되던 매물들이 순식간에 1억5000만원 가량 치솟은 셈이다. 시공사 선정, 안전진단 통과 등 안정적으로 사업이 추진되며 몸값이 뛴 것으로 풀이된다.

    가락쌍용1차 전용 60㎡ 매매가격은 작년까지만해도 10억대에 머물러있었으나 올해 상반기 13억원 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전용 85㎡는 대출금지선인 15억원대에 계약이 체결되며 초고가 아파트에 합류했다. 

    이처럼 리모델링사업에 뛰어드는 단지가 늘면서 건설사들도 수주 기대감에 부풀고 있다. 대형건설사들은 올해 리모델링 수주 규모를 늘리는 등 공격적으로 일감확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삼성물산은 올해 마지막 수주를 기점으로 7년 만에 리모델링 업계에 복귀했고, HDC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등 대형사들도 리모델링 전담팀을 꾸려 수주 기회 늘리기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이유로 재건축 규제를 여전히 옥죄고 있는 상황에서 일감이 부족한 건설사들로서는 리모델링이 가뭄 속 단비"라며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와 건설사가 서로 윈윈(WIN WIN)하는 관계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