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몸값 5조원 안팎 추정… 단일 인수 부담 높아이마트-네이버 연합에 경쟁자들도 컨소시엄 구축 본격 나설 듯이베이,행동주의 펀드 압박에 매각… 가격 안맞으면 무산 가능성도
  • 오픈마켓의 강자로 꼽히는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이 다음달 7일로 다가오면서 유통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누가 인수하던지 e커머스 분야의 경쟁구도의 재편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주요 유통사가 조용히 주판을 튕기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 7일 예정된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을 두고 주요 인수후보자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대외적으로 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주요 컨설팅과 함께 이베이코리아 인수 영향과 효과 등을 면밀하게 검토 중이다. 

    이베이코리아의 e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3위로 네이버, 쿠팡 등과 맞서기 위한 유통업계로서는 인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SK텔레콤 역시 오픈마켓 11번가를 보유하고 있고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역시 이미 보유하고 있는 홈플러스와의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5조원대로 꼽히는 이베이코리아를 선뜻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1분기 말 기준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은 연결기준 롯데쇼핑이 2조8616억원, 이마트가 1조638억원, SK텔레콤이 1조2313억원에 불과하다. 다른 계열사를 동원하더라도 상당한 부담이 불가피한 규모다. 

    이 때문에 어떤 컨소시엄을 만들지에 초점이 모이는 중이다. 이미 이마트는 전략적 제휴를 맺은 네이버와의 공동전선을 펼치는 것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네이버의 1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2조6693억원으로 이마트와 합칠 경우에 약 4조원의 현금을 보유하게 된다. 그동안 자산규모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을 받은 이마트가 컨소시엄을 통해 단번에 우위로 올라갈 수 있게 되는 셈이다.

    MBK파트너스가 직접 인수 대신 다른 인수후보와 컨소시엄을 맺을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차익 실현에 초점을 맞춘 MBK파트너스 입장에서 굳이 경영권을 얻어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유력한 것은 SK텔레콤과의 컨소시엄이다. 롯데쇼핑은 MBK파트너스가 보유 중인 홈플러스와 경쟁 관계인 탓에 연합을 맺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런 상황에서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당연히 롯데그룹도 함께 인수에 나설 우군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매각을 주도하는 이베이가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을 두고 만족도가 떨어질 경우도 변수로 꼽힌다. 애당초 이번 매각 자체가 미국 이베이에 행동주의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비주력 자산의 매각을 압박하면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베이 입장에서는 떠밀려 이베이코리아를 매각하는 상황인 만큼 가격이 맞지 않으면 아예 매각을 무위로 돌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베이 측은 매각 초기부터 이베이코리아의 가치를 5조원 이상 받겠다는 포부인데 반해 인수후보자 측에서는 적정가를 두고 3조원 이상 배팅이 힘들지 않겠냐는 평가도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실사 과정에서 이베이코리아 측에서 요청한 자료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과정을 봤을 때, 매각 의지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경쟁 구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가격이 안 맞으면 매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