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 담배광고 단속 앞두고 통유리에 반투명 시트지 부착외부 시선 차단에 범죄 노출, 매출 하락 우려에 편의점 속앓이 중아예 담배 광고판 떼는 편의점도 속출… “시트지 붙이느니 차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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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투명 시트지를 붙이느니 차라리 담배 광고판을 제거하기로 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 근무자의 말이다. 이 편의점은 담배 매대는 그대로 유지하지만 담배 광고판을 아예 제거하기로 했다. 반투명 시트지로 편의점 외부를 가리느니 광고 수입을 포기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편의점의 담배광고 외부노출에 대한 단속이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편의점 업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통상 계산대에 위치한 담배 광고판을 외부에서 안 보이게 하기 위해서 유리벽에 불투명한 시트지를 부착하고 있다.

    편의점 점주들은 시트지가 담배 광고 뿐 아니라 매장 내부를 가리는 탓에 근무자가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매대 자체를 가리는 만큼 매출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토로한다. 

    31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최근 편의점에는 담배광고의 외부 노출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가 한창이다. 매장 통유리창에 불투명한 시트지를 부착하면서 매장 외부에서 담배광고를 보이지 않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오는 7월부터 편의점 광고가 외부에서 보이면 과태료가 부과되는 탓이다. 보건복지부는 감사원으로부터 담배광고 외부노출 차단에 대한 조치가 전무하다고 지적받은 이후 이에 대한 규제를 예고 해 왔다. 2019년 10월로 예정된 규제는 지난해 5월로 연기된 이후 다시 11월로 연기됐고 당시 편의점 업계와 담배업계의 선제적 조치를 조건으로 오는 7월로 다시 미뤄졌다.

    수차례 연기를 거듭했지만 편의점 점주들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외부 통유리가 불투명한 시트지로 막히면서 심야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 때문이다. 아울러 담배 외의 일반 상품에 대한 매출 하락, 근로자의 피로감 증가 등의 요인도 편의점 점주들의 걱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편의점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 또 다른 매출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런 편의점주의 우려는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편의점 담배광고규제계획 철폐해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가 있다. 해당 청원에서는 “흡연율 감소라는 정책의 목적은 충분히 알겠지만 다른 쪽 피해가 분명한 방법으로 해야만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일부 편의점에서는 담배 광고를 아예 제거하고 시트지를 부착하지 않는 편의점도 증가 추세다. 아직은 소수에 불과하지만 담배 광고비가 크지 않은 편의점에서는 담배 광고를 제거하는 중이다. 담배 광고판만 빼면 담배 진열장은 규제받지 않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한 편의점 점주는 “광고비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그걸 감안해도 편의점의 통유리창이 가리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다”며 “담배 광고비는 점포 별로 천차만별인데 광고비가 크지 않은 곳에서는 아예 담배 광고를 내리는 점주도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서울 중심가 편의점 점주는 “시트지를 부착한 이후 외부가 보이지 않아 근무 중 스트레스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매출 영향을 보고 담배 광고판을 떼어낼 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