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검단 반발에 여의도·용산 연장운행 검토 제기잔여절차 고려시 이달말 '김용선' 단서 빠진채 고시될듯GTX-B 난항…예타 다시하거나 사업비 추가조달 난관
  • ▲ GTX-D 정부안 반발 시위.ⓒ연합뉴스
    ▲ GTX-D 정부안 반발 시위.ⓒ연합뉴스
    이른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노선으로 불리는 서부 광역급행(김포장기~부천종합운동장·이하 김부선)의 서울 강남 직접 연결 여부를 두고 논란이 거센 가운데 GTX-B(송도~남양주 마석)와 연계한 여의도나 용산 연장운행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정부 고시안에 여의도나 용산까지 연장운행하는 단서를 부기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됐으나 GTX-B를 둘러싼 제반 여건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3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연구원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국토부는 GTX-D 논란과 관련해 여의도·용산으로 연장운행하는 방안 등을 포함한 추가 분석이나 재검토를 의뢰하지 않았다. 이달말쯤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고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철도산업위원회 등 관련 행정절차를 고려할때 애초 검토했던 정부안인 '김부선'이 최종안으로 고시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지난달 22일 공청회에서 베일을 벗은 GTX-D 노선에 예상을 깨고 강남 직결이 빠지면서 김포·검단지역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자 국토부가 GTX-B를 활용해 여의도나 용산까지 연장운행 하는 방안(이하 김용선)을 검토할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는 국토부의 정리된 공식입장이라고 보기 어렵다. 지난 2일 국토부 앞에서 열린 GTX-D 강남 직결 결의대회에 참석한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GTX-B 선로를 통한 연장운행은) B와 D노선 운영사가 같아진다면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지 국토부에서 그렇게 정리한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같은당 박상혁 의원도 "(국토부로부터) 공식적으로 들은바가 없다"고 거들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국토부는 애초 GTX-D 노선을 반영할때 김용선을 함께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전문가들은 GTX-D가 '김용선'이 돼도 기존 GTX-B 운행에는 당장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본다. GTX-D가 GTX-B 선로를 공동사용하는 방식이지만 예타 문턱을 턱걸이로 넘긴 GTX-B의 수요가 그리 많지 않은 탓이다. 한 철도전문가는 "GTX는 출퇴근 등 러시아워에는 5분, 평소에는 8~10분 간격으로 운행할 것"이라며 "B노선 수요가 5분마다 1대씩 보낼 정도는 아니어서 선로용량을 GTX-D와 공유해도 당장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 ▲ GTX 노선도.ⓒ연합뉴스
    ▲ GTX 노선도.ⓒ연합뉴스
    문제는 GTX-B사업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철도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토부가) 김용선을 함께 검토했지만 B노선 사정 때문에 발표를 안한 것으로 안다"면서 "GTX-B의 사업시행자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게 변수"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올 연말쯤 B노선 사업자를 공모할 방침이다. B노선은 지금까지 민자적격성 검토에서 두차례나 퇴짜를 맞았다. 정부가 최대 50%까지 시설임대료를 주는 'BTO(수익형 민자사업)·BTL(임대형 민자사업) 혼합형 민자사업모델까지 검토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남은 방식은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거나 일부 구간에 대해서만 민자사업을 유치하는 방안이다. 6조원에 육박하는 사업비가 부담스러운 만큼 재정당국이 예산 투입을 최소화하려고 일부구간을 쪼개 민간에 맡길 가능성이 점쳐진다. 민자구간으로는 남쪽구간인 송도~서울역 구간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GTX-B 사업추진이 순탄치 않은 상황에서 국토부가 운영계획이 아닌 철도망 구축계획에 김용선을 명시적으로 못박는게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실상 GTX-D가 B노선의 지선이 되면서 B노선의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를 다시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선 GTX-B가 예타를 다시 받으면 경제성이 흔들리거나 사업이 지연되면서 B노선으로도 전선(戰線)이 확대돼 GTX 사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일각에선 만약 B노선 사업자가 D노선까지 운영한다면 수요가 늘어날테니 경제성 확보에는 별 문제가 없을 거라는 견해도 없잖다. 이 경우에는 사업참여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노하우가 있는 전통적인 건설투자자(CI)의 경우 추가로 사업비를 조달하는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재무적투자자(FI)는 금융권에서 재원을 조달하는게 큰 문제가 없겠지만 CI 입장에서 5조원을 빌리는 것과 7조원을 빌리는건 (체감이) 다르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