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시즌, 출시 1년 6개월... 성장 정체돼웨이브·티빙·U+모바일tv 등 경쟁사에 못 미치는 MAU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 떨어져디즈니플러스와 제휴가 변수
  • 웨이브와 티빙이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양강 체제’ 굳히기에 들어가고 있는 가운데, KT의 '시즌(Seezn)'은 성장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7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의 ‘국내 OTT 앱 시장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시즌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68만명이다. 웨이브가 395만명, 티빙이 265만명, U+모바일tv가 213만명을 기록한 것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있다.

    정보통신 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사이트가 공개한 지난해 국내 OTT 이용률 역시, 웨이브(7%), 티빙(5%)에 밀려 2%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시즌은 지난 2019년 11월 KT가 올레tv 모바일 앱의 이름을 변경해 출시한 OTT다. 신규 론칭 이후 앱 다운로드 수 40% 증가, 론칭 후 두 달 만에 약 300만 가입자 확보 등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으나 지속적인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투자도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SK텔레콤이 지상파와 합작해 설립한 웨이브는 올해 초 5년간 1조원의 콘텐츠 투자 계획을 밝혔다. CJ ENM은 2025년까지 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에 앞서 올해에만 8000억원을 콘텐츠 제작에 투자한다.

    CJ ENM과의 콘텐츠 사용료 갈등 심화도 시즌의 잠재적인 위험 요인이다. 현재 CJ ENM과 LG유플러스·KT는 콘텐츠 사용료 인상안을 두고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11일부터 U+모바일tv에서 tvN, 엠넷, 올리브 등 CJ ENM 계열 채널 10개의 실시간 방송이 중단될 예정이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콘텐츠 사용료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시즌도 U+모바일tv와 마찬가지로 CJ ENM의 실시간 방송을 송출하지 못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CJ ENM 계열의 채널들이 KT와 LG유플러스의 시청률에 공헌했다는 점에서 송출이 중단될 경우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

    부정적인 전망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반등의 변수는 디즈니플러스다. 디즈니플러스는 올해 3분기 국내 진출을 앞두고 KT, LG유플러스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마블·픽사·21세기폭스·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이 제작한 영화와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 8000여 편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KT는 앞서 넷플릭스와 제휴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3분기에만 IPTV 가입자가 12만 8000명 순증하는 경험을 한 바 있다.

    넷플릭스 못지않은 방대한 콘텐츠와 인기 지식재산권(IP)을 다수 보유한 디즈니플러스와 협력할 경우 시즌 역시 큰 폭의 가입자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다.

    이남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미디어 산업은 기존 OTT보다 가입자 확장이 더욱 절실한 신규 OTT와의 비즈니스 확장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며 “넷플릭스가 보여준 파괴력처럼 단숨에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디즈니플러스와의 콘텐츠 공급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