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지급액 1조778억원…넉달 연속 1兆 웃돌아수급자 석달째 70만명…신규 6달만에 10만명 하회고용보험가입자 44만명 증가…코로나19 이전 유지제조업 5.8만명 증가폭 확대…숙박·음식 5천명↓
  • ▲ 실업급여 신청.ⓒ연합뉴스
    ▲ 실업급여 신청.ⓒ연합뉴스
    지난달 구직활동을 하고 구직급여(실업급여)를 받은 실업자가 또 70만명을 넘었다. 석달 연속이다. 신규신청자는 여섯달만에 1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실업급여 지급액은 넉달 연속 1조원을 웃돌았다.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폭은 44만명을 넘어 중국발 코로나19(우한폐렴)사태 이전 수준을 유지했다. 정부의 재정일자리사업 재개와 함께 1년전 코로나19발 고용 충격으로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폭이 급감한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7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5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은 70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감소세이지만 석달 연속 70만명을 웃돌았다. 코로나19 피해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지난해 5월(67만8000명)과 비교하면 2만6000명 늘었다.

    제조업(1만4000명), 건설업(1만2000명), 도·소매(1만1000명), 보건복지(9000명), 사업서비스(9000명) 등에서 주로 신청했다.

    지급액은 1조778억원이다. 1년전보다 6.0%(616억원) 증가했다. 실업급여 지급액은 지난 2월 1조149억원으로 지난해 9월(1조1663억원)이후 다섯달 만에 다시 1조를 넘긴뒤 넉달 연속 1조를 웃돌았다. 올들어 지급된 실업급여는 총 5조3899억원이다. 월평균 1조779억원이 지급된 셈이다.

    신규 신청자는 8만6000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10만8000명) 이후 여섯달만에 10만명 아래로 내려왔다. 기저효과로 지난해 같은기간(11만1000명)보다 2만5000명 줄었다.
  • ▲ 고용보험.ⓒ연합뉴스
    ▲ 고용보험.ⓒ연합뉴스
    문제는 실업급여를 주는 고용보험기금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고용보험기금은 지난 2012~2017년 6년간 흑자를 유지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듬해인 2018년 808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후 2019년 2조877억원, 지난해 5조3292억원 등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

    반면 기금 적립금은 △2017년 10조2544억 △2018년 9조4452억 △2019년 7조3532억 △지난해 1조9999억으로 매년 감소세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실업급여 지급액이 급증하자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함께 사상 처음으로 공공기금 여윳돈을 모아두는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에서 4조4997억원을 꿔왔다. 지난해 공자기금을 돌려쓰지 않았다면 고용보험기금은 지난해 이미 고갈됐을 거라는 얘기다.

    정부는 올해도 공자기금에서 3조2000억원을 추가로 빌려올 계획이다. 하지만 올해도 사정은 녹록잖다. 빌려온 돈을 포함해 고용보험기금이 7조원 남짓 남은 상태지만, 실업급여 지급액은 당분간 1조원대를 웃돌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실이 국회예산정책처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은 마이너스(-) 2조699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 ▲ 노인일자리.ⓒ뉴데일리DB
    ▲ 노인일자리.ⓒ뉴데일리DB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1426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만3000명(3.2%) 늘었다. 증가 폭으로는 2019년 11월(47만7000명)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컸다. 월별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은 올 1월 16만9000명으로, 2004년 2월(13만8000명)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일자리 사업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2월부터 개선되는 모습이다.

    산업별로 보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업은 1만2000명 줄었다. 다만 감소 폭은 3월(-3만4000명)부터 석달째 둔화하고 있다. 여행업을 포함한 운수업(-6000명)도 감소했다. 예술·스포츠는 제자리걸음하며 감소세를 마감했다. 대신 온라인·비대면 산업 확장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포함 정보·통신·출판(5만5000명)과 무점포소매업 등 도·소매업(3만6000명) 등은 증가했다.

    전체 서비스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979만5000명으로, 지난해보다 35만7000명(3.8%) 늘었다. 보건복지(11만5000명)와 공공행정(3만7000명) 등 정부·지자체 일자리 사업 분야에서 가입자 증가 폭이 컸다.

    우리 산업의 근간이면서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에선 고용보험 가입자가 358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5만8000명(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9월부터 지난해말까지 1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오다 올 들어 1월 5000명(0.1%) 증가하며 반등했다. 이후 다섯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증가 폭도 1월 5000명, 2월 2만2000명, 3월 3만2000명, 4월 4만4000명, 5월 5만8000명으로 확대됐다.

    업종별로는 주력 산업인 전자·통신업종에서 반도체와 가전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지난달 가입자가 1만2000명 늘었다. 지난해 8월 이후 감소세를 면치 못하던 자동차(3800명)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친환경차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석달 연속 증가했다.

    정부의 해운 재건 목표에 따라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대규모 발주가 이어지면서 가입자가 늘던 조선업 등 기타운송장비(-1만100명)는 지난해 6월 이후 감소세가 이어졌다. 최근 수주가 늘었으나 지난해 실적 부진에 따른 선박부품업과 조선사의 구조조정 등이 발목을 잡았다.

    제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는 올해부터 고용허가대상 외국인노동자가 고용보험 적용을 받게 되면서 통계에 새롭게 추가된 데 따른 일종의 '착시효과'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부터 바뀐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외국인고용법)에 따르면 E-9(비전문취업), H-2(방문취업) 비자를 받은 고용허가대상 외국인노동자들은 단계적으로 고용보험 당연적용대상으로 변경된다. 앞으로 외국인노동자가 있는 30인 이상 사업장은 신고 후 고용보험(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사업)에 가입해야 한다. 내년에는 10인 이상, 후년부턴 전체 사업장으로 확대된다. 앞으로 외국인노동자의 고용보험 가입이 계속 늘 수밖에 없다. 종전대로 조선족과 고려인 등 외국인노동자를 빼고 제조업에서 일자리가 어느 정도 회복하고 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나이별로 증감을 보면 30대(-1만3000명)만 감소세를 이어갔다. 청년 취업난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다만 감소 폭은 3월(-2만7000명)부터 둔화하고 있다. 29세 이하(8만4000명)와 40대(3만9000명), 50대(12만2000명), 60세 이상(21만1000명)은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