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육가공·풀무원 면 떡류 가격 인상원·부재료값 상승이 원인밀 가격 급등에 하반기 가격 인상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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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공식품 가격이 잇따라 오르면서 서민 물가를 상징하는 라면값 인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건비는 물론 원·부재료값의 상승으로 오랫동안 가격을 올리지 못한 라면값 인상도 현실화될 것이란 시각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다음달 1일부터 육가공 제품 20여종의 가격을 평균 9.5% 인상한다. 가격이 오르는 제품은 스팸 클래식, 스팸 라이트, 백설 오리지널 비엔나, 굿베이컨 등이다.

    국내산은 물론 수입산 돼지고기 가격 상승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실제 햄 제조에 사용되는 국내 지육의 가격은 올해 전년 보다 약 20% 가량 올랐다.

    풀무원도 면과 떡류 40여 종의 납품가를 올렸다. 평균 인상률은 약 8% 이른다. 주요 원재료비가 오른 데 따른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생아빠우동 1인과 생아빠볶음우동 1인은 각각 가쓰오생우동 1인과 데리야끼볶음우동 1인으로 제품이 변경되며 가격이 31% 인상됐다. 여름철 판매가 높은 평양물냉면 2인과 겨울동치미물냉면 2인은 3.8% 올랐다.

    식품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업계에선 조만간 라면값도 오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라면은 오랫동안 가격인상 요인에도 불구하고, 저항력이 거세 올리지 못했다. 2018년, 2019년 최저임금 두자릿 수 인상에 따른 인건비, 물류비 부담 가중에도 농심의 마지막 라면 가격 인상은 2016년 12월, 삼양식품의 마지막 라면가격 인상은 2017년 5월, 오뚜기의 마지막 라면 가격 인상은 2008년 4월이다.   

    하지만 밀가루 등 원·부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가격 인상이 점쳐지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FIS에 따르면 국제 밀 가격은 2017년 5월 1t당 158달러(약 17만6700원)에서 지난달 260달러(29만760원)로 급등했다. 지난해 말 221.77달러(약 24만 8010원)보다는 17.2% 상승했다.

    또한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최근 발표한 5월 세계 식량가격지수도 전년 동기 대비 39.7% 오른 127.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1년 이후 최고치이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월별로 살펴보면 12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원가부담과 함께 올해 초에는 지난해 내식수요 역기저 영향까지 겹치면서 실적 압박까지 받고 있다. 농심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5.5% 감소했으며 오뚜기와 삼양식품도 영업이익이 각각 12.3%, 46.2% 줄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제 곡물 가격은 통상적으로 3~6개월 시차를 두고 소재 업체 매입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라면 업체들의 원가 상승 부담은 하반기에 더욱 가중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누적된 곡물가격 상승이 음식료 업체들의 실적 가시성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면서 "원재료 투입 단가 상승 부담은 2분기에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3분기 주요 화두는 소재식품 가격인상이 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라면 가격에 대한 고민은 하고 있지만 인상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