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향적 보상기준 10개 상품 선정, 잔액 약 805억원 "고객 신뢰 회복·장기적 영업력 강화 우선 판단"불완전 판매 종식 위한 영업관행 일대 혁신 추진
  • ▲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한국투자증권
    ▲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부실 사모펀드로 판매책임 이슈가 불거진 상품과 관련 전향적인 보상 기준을 마련하고, 해당 상품에 투자한 고객 투자금 100% 전액을 보상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16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유래 없던 금융 이슈로 많은 투자자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렸다. 금융회사 CEO의 한 사람으로서 충심 어린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금융소비자로부터 신뢰받는 금융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사모펀드에 대해 전향적인 보상 기준을 수립해 선제적인 보상 조치를 시행하고, 상품의 공급, 판매 관련 내부통제 프로세스를 강화해 고객 중심 영업문화를 정립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사회적 요구에 적극 동참하는 것은 물론, 사모펀드 관련 판매사의 정당한 역할을 강화해 금융권 영업과 투자 문화 개선 기여, 업계 및 금융상품 전반의 신뢰회복을 위한 역할이 절실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선 강화된 내부통제기준에 의거 전향적인 보상기준을 새롭게 마련하고 판매사 책임 소재가 있는 현안 상품 가입 고객에게 투자금 100% 전액을 선보상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전액 보상이 결정된 펀드는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US핀테크), 삼성Gen2, 팝펀딩(헤이스팅스), 팝펀딩(자비스), 피델리스무역금융, 헤이스팅스 문화콘텐츠, 헤이스팅스 코델리아, 미르신탁 등 10개 상품이다.

    이들 펀드의 전체 판매액은 806계좌 약 1584억원에 달한다. 전액 또는 일부 보상한 상품 600억원과 기존 투자금을 회수한 179억원을 제외하면 추가로 지급할 보상액은 약 805억원으로 추산된다.

    정 사장은 "보상액 지급은 소비자보호위원회 의결 및 실무 절차 등을 거쳐 7월 중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옵티머스 선지급 때와 동일하게 향후 별도 분쟁조정 결과나 손실률이 확정되더라도 지급한 보상금은 회수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가로 지급할 보상액이 현실적으로 부담스러운 규모이지만 이번 6월 반기 결산에 충당금을 다 쌓을 예정"이라며 지금은 비용이지만 향후 투자로 생각하고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 전액보상 대상 상품 현황. ⓒ한국투자증권
    ▲ 전액보상 대상 상품 현황.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조치를 위해 내부 보상기준을 강화했다. 

    보상여부를 판단하는 항목으로 단순 불완전판매뿐 아니라 ▲설명서 상 운용전략과 자산의 불일치 ▲운용자산 실재성 부재와 위험도 상이 ▲보증 실재성 및 신용도 불일치 ▲설명서 상 누락 위험 발생 ▲거래 상대방의 위법 및 신의원칙 위반행위 등 최근 사모펀드 사태의 주요 발생요소를 포함시켰다. 

    보상 제외 상품 기준도 새롭게 도입했다. 건전한 투자문화 조성 및 고객 형평성을 위해 시장상황 변화로 인한 손실이나 투자 대상 및 전략에 대한 고지가 명확하게 이뤄지고 정상적으로 운용된 상품은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아울러 재발 방지를 통한 불완전 판매 종식을 위해 상품 공급, 판매 관련 내부통제 프로세스를 고객 중심으로 대전환하는 개선안을 내놨다. 

    상품선정위원회 기능과 책임을 대폭 확대 강화하고, 투자상품 사후관리 전담 조직도 신설해 고객에게 공급한 상품이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최대한 판매사의 책임을 다할 계획이다. 상품의 판매 과정에서도 불완전 판매 이슈 근절을 위해 직원 교육과 감사를 확대하며, 위반 시 임직원 인사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제도 및 평가·보상 시스템 개편을 통해 고객 중심 영업문화 정착 노력에도 주력한다.

    이러한 일련의 제도 변화를 통해 영업관행에 일대 혁신을 일으킴으로써 금융상품 판매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정 사장은 "이번 결정은 '고객을 향한 바른 생각' 이라는 우리의 분명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금융상품에 대한 고객 신뢰회복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권 영업과 투자 문화 개선에 기여하고 업계 및 금융상품 전반의 신뢰회복을 위한 역할이 절실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선제적 금융소비자 보호정책 추진을 통해 소중한 고객을 보호하고 금융상품에 대한 신뢰회복에 미약하나마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치가 팝펀딩 관련 제재심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시각에 대해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정 사장은 "제재심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결정했다면 심의 도중 발표했을 것"이라며 "고객에 대한 바른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 신뢰 회복에 나서고, 시장 선진화를 이끌겠다는 의사 표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