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첫날 사업장 아닌 자택 앞 집회 … 총수 직접 압박 수위 높여평택선 경영진 사진 밟고 조롱 퍼포먼스 … 대화 명분 스스로 약화성과급 갈등 넘어 반도체 납기·주주가치 훼손 우려까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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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성진 기자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사업장을 넘어 총수 자택 앞으로 번지고 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가 총파업 첫날 집회 장소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을 택하면서다. 성과급 체계를 둘러싼 노사 충돌이 이제는 경영진을 넘어 총수 개인을 직접 겨냥하는 방식으로 전선을 넓히는 양상이다. 앞선 평택 집회에서는 경영진 얼굴 사진을 바닥에 깔고 조롱성 별칭을 적은 퍼포먼스까지 벌어져 노조가 “직접 소통”을 요구하면서도 스스로 협상 명분을 깎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노조에 따르면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24일 서울 용산경찰서를 찾아 5월 21일 이 회장 자택 앞 집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노조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 동안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파업 돌입과 동시에 이 회장의 직접적인 결단을 촉구하고,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핵심 요구안을 관철하겠다는 계획이다.이번 자택 앞 집회 예고는 지난 23일 평택사업장 집회 직후 나온 후속 조치다. 당시 평택 집회에는 경찰과 노조 추산 4만여명이 모였고, 도로 양방향이 통제된 가운데 경찰 400여명이 현장 관리와 우발 상황 대비에 투입됐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조합원 7만4000여명 규모로, 지난 15일 고용노동부 확인 절차를 거쳐 법적 근로자 대표 지위를 확보한 상태다.◇총수 자택 앞으로 번진 전선 … 성과급 갈등, 노사 문제 넘어 경영 리스크로노조는 그동안 사측과의 교섭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만큼 총수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펴왔다. 최 위원장은 평택 집회 뒤 기자들과 만나 “이재용 회장이 반도체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면 직접 나와 소통했으면 한다”며 "외부에서라도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경제계 안팎에서는 자택 앞 집회가 노사 현안 해결보다 총수 개인을 겨냥한 상징 정치에 가깝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는 국면에서 총파업과 총수 자택 앞 집회가 겹칠 경우, 생산 차질 우려는 물론이고 기업 이미지와 투자 심리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성과급 갈등이 더 이상 임금 교섭만의 문제가 아니라 삼성전자 전체의 경영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는 의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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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밟고 조롱까지… “소통 요구와 정면 충돌” 비판논란을 키운 것은 평택 집회 현장에서 벌어진 퍼포먼스다. 집회 초입과 바닥에는 이재용 회장과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노태문 사장 얼굴 사진이 배치됐고, 사진 아래에는 ‘째째용’, ‘전시황’, ‘노때문’ 같은 조롱성 표현이 적혔다. 일부 조합원들이 이를 밟고 지나가도록 한 연출도 있었다.문제는 이런 방식이 노조가 주장하는 “직접 만나 소통하자”는 명분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점이다. 총수와 경영진에 대한 불만 표출 자체는 노조의 선택일 수 있지만, 모욕적이고 조롱성 짙은 방식의 퍼포먼스는 사회적 공감대를 넓히기보다 오히려 정당성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크다.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협상 상대를 압박하는 수준을 넘어 사실상 감정적 대립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