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서학개미 눈높이 맞춰 나스닥 제휴해 무료 서비스 제공제휴 기업에 클로징벨 행사 참여·전광판 1일 광고 등 옵션 혜택서학개미 덕(?)에 생긴 광고 기회, 세련된 홍보 전략으로 활용
  • 올해 유독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 나스닥 본사 전광판에 국내 증권사들의 등장이 잦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개인투자자들의 미국주식 투자 열풍 덕분이다. 높아진 서학개미들의 눈높이에 맞춰 나스닥과 서비스 제휴를 맺은 국내 증권사들이 기업을 홍보할 기회를 제공받고 이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3일 나스닥거래소에서 나스닥 폐장을 알리는 클로징벨 기념행사에 참여했다. 

    나스닥 클로징벨 행사는 해당 업체가 폐장을 알리는 벨을 직접 울리고, 전광판을 통해 회사에 대한 비디오가 상영된다. 나스닥은 재정 상태와 경영 실적이 우수한 기업이나, 나스닥과 제휴를 맺은 업체를 초청해 오프닝벨·클로징벨 타종을 맡기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이번 행사를 진행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해 11월 국내 증권사 최초로 도입한 나스닥 베이직 서비스 제휴다. 이 회사는 나스닥과의 서비스 계약을 통해 미국 전 주식 종목의 실시간 호가·주문량·체결가 등의 정보를 모든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미래에셋그룹이 국내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글로벌 행보를 보인 점도 의미 있게 반영됐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글로벌엑스의 순자산 규모는 20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제휴사에게 제공된 기회를 통해 미래에셋증권은 나스닥 전광판에 증권사로서의 성과와 비전을 홍보하는 데 톡톡히 활용했다.

    과거 일부 기업에서 나스닥 클로징벨 행사에 참여한 사례가 있었지만 금융사로선 이례적인 일이다.

    로렌 딜라드 나스닥 부회장은 미래에셋증권과의 협업에 대해 "나스닥과 미래에셋증권은 같은 핵심가치를 갖고 있다"며 "미래에셋증권은 과감한 비전, 혁신 전략, 투자자들의 관심을 염두에 둔 오늘날 혁신금융기관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유안타증권도 이보다 앞선 지난 22일 클로징벨 행사에 참여했다.

    이날 대만 유안타증권을 비롯해 한국 유안타증권, 홍콩 유안타증권 CEO 등 임직원들은 원격 인터뷰 영상 등을 통해 나스닥 타워에 등판했다.

    이는 대만·한국·홍콩 유안타증권이 나스닥과 '나스닥 베이직 엔터프라이즈' 라이선스를 체결하고, 각국 투자자들에게 미국주식 전 종목 실시간 시세 무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덕분이다.

    올해 들어 뉴욕 한복판인 타임스퀘어 나스닥 전광판에서 국내 증권사가 노출되는 일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2월 삼성증권은 국내 최초로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나스닥 타워 광고판을 통해 '동학개미의 성공투자, 삼성증권이 함께합니다. 국내 주식도 해외 주식도 시작부터 성공까지, 삼성증권'이라는 응원메시지를 노출했다. 

    이어 3월엔 키움증권이 '미국주식도 키움증권, 서학개미 여러분을 응원합니다'라는 서학개미를 응원하는 한글 광고를 진행했다. 비슷한 시기 KB증권도 '대한국민의 꿈이 전 세계에 빛나도록 KB증권이 응원합니다'라는 광고 메시지를 잇따라 내면서 눈길을 끌었다. 

    나스닥 전광판 광고는 나스닥과 '실시간 시세' 계약을 맺은 국내 증권사들에게 주어진 일종의 서비스다. 나스닥은 제휴를 맺은 증권사들에 대해 1일 무료 광고와 클로징벨 행사 참여를 서비스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과거엔 개인 투자자들이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해외주식 실시간 시세 조회 서비스에 가입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해외주식, 그중에서도 미국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증권사들은 눈높아진 개인투자자들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나스닥과 제휴를 맺고 실시간 시세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추세다. 

    서학개미 투심을 사로잡기 위해 추가한 서비스로 인해 생긴 나스닥 전광판 광고 기회가 또 다시 서학개미들을 공략하기 위한 창구로서 활용되는 셈이다.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나스닥을 활용한 증권사들의 홍보는 서학개미들 덕분에 생긴 세련된 광고 전략"이라면서 "증권사 입장에선 투자자들을 위한 한발 나아간 서비스를 하는 증권사가 어딘지 간접적으로 알릴 수 있고, 국제적으로는 서학개미들의 글로벌한 투자 열정을 확인시켜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