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 할인 사라지고 포인트로 변경적립금 활용 위한 '반복' 소비 유도 불편"적립률 차이 없이 오히려 사용 조건만 까다로워졌다"… '조삼모사' 지적도
  • SK텔레콤이 24년 만에 T멤버십을 개편하는 것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적립식으로 혜택을 포장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높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8월 중 T멤버십을 고객의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새로운 혜택 프로그램으로 재탄생시킨 ‘마케팅 플랫폼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신규 멤버십 포인트의 핵심은 적립이다. 그동안 단순하게 제휴사별 할인 혜택을 제공했던 것과 달리, 5~30% 수준의 높은 적립률을 바탕으로 약 90여개의 제휴사에서 자유롭게 포인트를 적립하고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10만원의 비용을 지불한 VIP·GOLD 고객은 1만 5000원의 적립을 받을 수 있다. 적립된 금액으로는 향후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는 물론 파리바게뜨, CU 등의 제휴사에서 1만 5000원 상당의 상품 구매가 가능하다.

    SK텔레콤은 “단순 할인 혜택에서 벗어난 혜택 다양화로 고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기 위해 기획했다”며 “제휴사에게는 포인트 적립·사용 과정에서의 재방문율 제고 및 구독 상품 개발을 통한 신규 BM 창출로 상생 구조의 플랫폼으로써의 효용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의 멤버십 개편안에 대해 이용자들은 불만을 표하고 있다. 일정 금액을 즉시 할인받는 구조에서 적립식으로 변경되면서 적립금을 활용하기 위한 반복적인 소비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적립률도 기존과 비슷하기 때문에 조삼모사(朝三暮四) 식 이용자 우롱이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SK텔레콤이 공개한 T멤버십의 할인율과 개편된 멤버십의 적립률이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사용 조건만 까다로워졌을 뿐 이용자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누리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1월 영화 예매와 관련된 혜택을 줄인 것에 이어 멤버십 혜택까지 개편하는 것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큰 상황이다.

    지난해까지 SK텔레콤 T멤버십 VIP 회원은 ‘VIP Pick’ 이용횟수 소진 시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중 한 군데를 골라 최대 1000원의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롯데시네마에서만 최대 3500원을 할인받을 수 있게 변경됐다.

    VIP 고객 대상 무료 이용권 증정 횟수 역시 연 6회에서 3회로 줄어들었으며, 활용성이 떨어지는 평일 예매 관련 혜택이 늘어났다.

    이용자들이 체감하는 멤버십 혜택이 점차 축소되자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청원자는 “멤버십 제도 개편 때문에 소비자의 권리를 잃었다”면서 “한 달에 10만원가량 통신비를 내고 있는데 통신사가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용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SK텔레콤은 진화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최초 이용 시 포인트가 없어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것은 아쉬워하는 고객을 위해 이달 이벤트 참여 고객에게 1000포인트를 제공하고 개편 시점에 1000포인트를 추가 적립해 줄 계획이다.

    더불어 8월부터 9월까지 파리바게뜨 20%, CU 20%, 도미노피자 50%, 롯데월드 60% 등 두 배 적립 프로모션을 선보일 방침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소비가 적어도 다양한 활동으로 포인트를 쌓을 수 있고 제휴처 확대를 통해 합리적 소비도 가능해진다”며 “서비스가 출시되는 8월까지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