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전망보다 0.7%P 올려…세계경제 6.0% 유지한은 "2분기 성장률 0.7%"…3분기 소비타격 관건IMF "국가간 불균등회복 심화"…백신 등 국제공조 강조
  • ▲ 경제성장.ⓒ연합뉴스
    ▲ 경제성장.ⓒ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코로나19(우한 폐렴)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도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6.0%로 유지했다.

    한국은 4.3% 성장을 점쳤다. 기존 전망보다 0.7%포인트(P) 올려잡았다. 다만 IMF의 이번 수정 전망치에는 국내 4차 대유행 상황이 오롯이 반영됐다고 보기 어려워 올해 4%대 성장 실현가능성을 두고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0.5%p↑·신흥개도국 0.4%p↓… 韓 0.7%P↑

    IMF는 27일 세계경제전망을 수정 발표했다. IMF는 매년 4·10월 2차례 각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 뒤 1·7월 수정보고서에서 주요국 위주로 전망치를 조정한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가 6.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4월 전망치를 유지했다. IMF는 앞선 1월 세계 경제가 5.5% 성장할 거로 봤다가 4월 들어 0.5%p 높인 6.0%로 수정했다. 각국의 정책적 대응에 힘입어 세계 경제가 코로나19로부터 예상보다 빨리 회복한다고 판단했었다.

    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도 IMF가 전망치를 유지한 것은 하반기 이후 경제 회복의 모멘텀(힘)이 급격히 사그라들지는 않을 거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IMF는 국제 백신공급 협력 등에 따른 코로나 조기 종식 가능성은 물론 소비·기업투자 등 경제활동 조기 정상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IMF는 세계 경제 회복세 지속을 위해 국제공조 강화와 적극적인 정책 유지를 강조했다. 국제공조는 △저소득국 백신공급 확대 △IMF 특별인출권(SDR·무담보 인출 가능한 국제 준비자산) 일반배분 및 저소득국 채무재조정 등을 꼽았다.

    다만 IMF는 지난 4월 전망 때보다 국가 간 불균등 회복이 더 심화했다고 우려했다. 이번 수정 전망에서 선진국은 대체로 상향, 신흥·개도국은 하향조정 했다. 선진국은 백신공급 확대와 미국의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5.6%로 0.5%p 올랐다. 반면 신흥·개도국은 6.3%로 4월보다 0.4%p 내렸다. 인도의 코로나19 확산, 중국의 긴축재정 등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IMF는 백신보급 지연, 미국 경기부양책 축소 가능성,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에 따른 금융긴축 등을 하방위험 요인으로 들었다.
  • ▲ 코로나19 4차 대유행.ⓒ연합뉴스
    ▲ 코로나19 4차 대유행.ⓒ연합뉴스
    ◇韓 조정폭(+0.7%p) 선진국 평균(+0.5%p) 웃돌아

    IMF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3%로 전망했다. 지난 4월 전망치(3.6%)보다 0.7%p 올려잡았다. 우리 정부 전망치(4.2%)를 웃돌았다. 앞서 한국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각각 4.0%, 3.8%로 예상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IMF 수정)전망치는 앞선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정부 전망치를 웃도는 것으로 (재정당국은) 고무적으로 생각한다. 앞으로도 방역과 경기진작책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률 조정폭 0.7%p는 선진국 평균(+0.5%p)보다 높다. 주요 7개국(G7) 중 영국(1.7%p)과 캐나다(1.3%p)에 이어 3번째다. 지난해 코로나19 기저효과를 고려한 2020~2021년 평균 성장률도 1.7%로 선진국 그룹(0.5%)을 크게 웃돌았다. 주요 선진국 중에선 미국(1.8%)에 이어 2번째로 높았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번 수정 전망치에 허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국내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거리두기 4단계 상향조정에 대한 하방위험 요인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IMF는 이번 수정 전망에 이달 둘째주까지의 자료들을 사용했다. 국내에선 이달 둘째주인 지난 7일부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개월 만에 1000명대로 치솟았다. 연일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웃돌자 정부는 사흘 뒤인 9일 수도권 거리두기 단계를 12일부터 최고단계인 4단계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거리두기 격상에도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하루 신규 확진자는 27일 현재까지 벌써 3주째 네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일각에선 모더나 등 일부 백신 수급마저 원활치 않아 백신 돌려막기가 이뤄지는 상황을 고려할 때 3분기 경기 회복세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IMF 수정 전망에) 국내 4차 대유행 상황이 (오롯이) 반영됐다고 보긴 어려우나 일부(는) 반영됐다고 본다"며 "(IMF가) 코로나 확산을 예의주시하던 상황이었다. (이달 둘째주)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 (이를) 고려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IMF 수정 전망치에 고무된 눈치지만, 올해 4%대 성장이 가능한지를 두고는 논란이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올해) 우리 경제가 11년 만에 4%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게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은은 올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1분기보다 0.7% 올랐다고 발표했다. 분기별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2.2%, 4분기 1.1%, 올 1분기 1.7% 등으로 4개 분기 연속 오름세다. 한은에 따르면 올 2~4분기 분기별 성장률이 0.6%대 후반을 기록하면 연간 4% 성장이 가능하다. 일단 2분기 성장률(0.7%)은 이를 넘어섰다. 관건은 코로나 4차 대유행의 여파가 반영될 3분기 이후 실적에 달렸다.

    문제는 하반기 실적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2분기 실적을 부문별로 보면 우리 경제는 강한 민간소비 회복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민간소비는 3.5% 늘었다.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분기(3.6%)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았다. 공교롭게도 소비는 코로나19 대유행에 가장 민감한 부문이다.

    반면 그동안 한국경제를 떠받쳤던 수출은 자동차와 액정표시장치(LCD) 등을 중심으로 2.0% 줄었다. 지난해 3분기 16.3%, 4분기 5.3%, 올 1분기 2.0% 등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갈수록 증가율이 낮아지더니 결국 2분기에 감소로 돌아섰다. 수입은 2.8%로 1분기(2.9%)와 비슷했다. 2분기 성장률 기여도를 보면 민간소비가 1.6%p 끌어올린 것을 순수출(수출-수입)이 1.7%p 깎아내렸다. 3분기 실적이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얼마나 선방할지가 4%대 성장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 어려운 처지다. 일각에선 3분기 역성장 가능성마저 제기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마이너스(-) 성장까지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 ▲ 재난지원금.ⓒ연합뉴스
    ▲ 재난지원금.ⓒ연합뉴스
    ◇IMF "재정지출 우선순위 백신" 정책권고

    IMF는 내년 세계 경제는 4.9% 성장할 거로 예상했다. 기존보다 0.5%p 올렸다. 한국은 기존 2.8%에서 3.4%로 0.6%p 상향 조정했다. 이번 보고서에 포함된 30개국 중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모두 오른 나라는 한국 포함 총 7개국이다.

    경제성장률이 상향 조정되면서 한국의 나랏빚도 덩달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IMF는 이날 수정된 재정모니터(FM)에서 한국의 일반정부 부채(D2) 비율을 51.8%로 낮춰잡았다. 4월 전망(53.1%)보다 1.3%p 내렸다.

    IMF는 끝으로 정책권고에서 각국에 재정 지출의 우선순위를 백신과 인프라, 보건 등에 두라고 제언했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투자 시에도 재정건전성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통화정책은 인플레 압력이 명확할 때까지 긴축을 지양하되, 기대치를 넘는 회복 시엔 빠른 정책 전환을 조언했다. 금융리스크와 관련해선 좀비기업 급증에 대비해 기업감독과 파산·회생지원 강화, 외채 만기연장 등 대외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