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자회사 진로양조, 21억원에 매각… OEM체제로 전환강원물류·천주물류 등 계열사 수양물류로 통합·흡수합병비주력 자산 매각, 계열사 효율화로 본업 집중도 강화
  • 하이트진로그룹이 사업 재편을 통한 효율화에 나선다. 막걸리 제조 계열사인 진로양조를 매각하는가 하면 각 지역 중심으로 나눠졌던 물류 계열사를 하나로 통합하는 등 비주력 자산 매각과 함께 사업구조를 단순화시키는 것. 

    주력인 소주와 맥주사업에 집중하는 동시에 운영의 효율화에 나섰다는 평가다. 

    5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자회사 진로양조의 지분 100%를 아이브이아이 컨소시엄에 전량 매각했다. 매각가는 20억5000만원으로 아이브이아이, 에스지파트너즈, 케이엠씨인터내셔널, 루다컴퍼니 등이 각각 지분을 나눠 인수했다. 

    진로양조는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자회사로 지난 2011년 진로가 진로양조(당시 설악양조)를 인수하면서 한 식구가 된 막걸리 전문 기업이다. 그동안 진로양조에서는 ‘진로 막걸리’를 생산해왔지만 국내 판매 대신 일본 수출물량 공급을 전담해왔다. 

    이번 매각 이후에도 이런 형태의 사업은 지속될 예정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운영의 효율화와 주력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매각이 이뤄졌다”며 “이미 일본에 계약된 물량이 있는 만큼 당분간은 위탁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해 ‘진로 막걸리’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선 지난달 23일에는 하이트진로의 물류 자회사인 천주물류와 강원물류가 모두 수양물류로 흡수합병되기도 했다. 그동안 지역에 따라 3개 물류회사로 나눠져 있던 운송기능이 수양물류로 모두 합쳐진 셈이다. 이는 과거 맥주 공장을 중심으로 설립된 물류 계열사가 사업환경 변화로 인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물류기능이 한 계열사로 통합되면서 비용절감 등을 합병 시너지도 고려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주류산업 전반이 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계열사 효율화 및 비주력 자산 매각을 통해 건전성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과거 10년 이상 유지돼 온 막걸리나 물류 계열사가 그 대상이 된 것도 이례적이다. 

    진로양조는 2018년 한때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후 안정적인 이익을 내고 있고 수양물류를 비롯한 물류 3개 계열사도 2015년 일시적 적자를 제외하면 모두 안정적으로 운용돼 왔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업계가 코로나19의 위기국면을 맞이하면서 사업구조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할 방법을 찾는 과정으로 보인다”며 “비주력 자산을 과감하게 매각하거나 합병하면서 주력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