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홍준 교수팀, 국내 20~60대 성인 7000명 대상 사용실태 분석간접흡연 피해 막으려면 세밀한 ‘금연정책’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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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에 비해 담배 특유의 냄새가 적고 연기가 발생하지 않아 금연구역에서 몰래 사용하기가 용이할 거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로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가 집이나 차 안, 공공장소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는 비율이 매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조홍준·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이철민·강북삼성병원 기업건강연구소 이정아 교수 공동연구팀은 국내 성인 7000명의 담배 사용 실태를 9일 공개했다. 

    온라인 설문조사 기관인 엠브레인에 등록된 국내 만 20~60대 7000명(평균 연령 42.3세)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궐련형 전자담배를 한 번이라도 사용한 적이 있거나 현재 사용 중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574명이었다. 

    이 가운데 79.2%가 최근 한 달 동안 금연구역 내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를 사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 담배부터 액상형, 궐련형 전자담배를 모두 사용하는 삼중 사용자일 경우 85.7%가 궐련형 전자담배를 몰래 사용했으며, 궐련형 전자담배만 단독으로 사용하는 사람에 비해 몰래 흡연하는 비율이 1.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종류의 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사람은 대체로 니코틴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담배 사용 욕구가 발생할 때 비교적 몰래 사용이 용이한 궐련형 전자담배를 활용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연구팀은 풀이했다.

    몰래 사용하는 장소는 집안이 51.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차 안(45.3%), 실외 금연구역(36.1%), 직장 실내(25.5%), 술집(23.3%), 식당(16%) 순으로 빈번했다.

    금연정책에 대한 이해 부족과 불편함, 흡연에 대한 생리적인 욕구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금연구역 내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을 부추기는 것으로 해석된다.

    연구 책임자인 조홍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궐련형 전자담배는 가열될 때 니코틴과 독성 화합물을 포함한 에어로졸(기체에 부유하는 매우 미세한 액체나 고체 입자)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간접흡연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연구역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를 몰래 사용하는 것을 줄이기 위해서는 금연정책을 보다 세밀하게 적용해야 하며,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궐련형 전자담배도 금연구역 내 사용이 불가하다는 사실을 홍보 캠페인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담배 규제(Tobacco Control, 피인용지수 7.552)’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