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7.57달러→ 163.52달러… 중국 수요 급감115만원 vs 100만원… 후판값 새 변수"손실충당금 선반영한 조선업계 실적회복 기대"
  •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후판가격 협상에 철광석값 급락이란 변수가 출현했다. 철강업계가 50% 이상 인상안을 제시한 핵심 요인이 원자재값 상승이었기 때문이다. 막판 협상을 돌입한 조선업계에 화색이 번지는 이유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사들은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사들과 후판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통상 상반기와 하반기 2차례 후판 공급가격을 정하는데 올해 하반기는 예년에 비해 협상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후판은 선박 제조원가의 20%이상 차지하는 중요한 자재다. 장기화된 조선불황에 저가 수주 전략을 이어온 만큼 후판값 상승은 조선사 실적에 직결된다. 후판값은 올해 해운산업이 살아나면서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해 톤당 60만원이었던 후판값은 올해 상반기 70만원으로 껑충 뛰었고 하반기 130만원선까지 올랐다.

    가파른 가격 상승은 원자재인 철광석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철광석값은 지난해 하반기 톤당 110달러 선에서 지난 5월12일 237.57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200달러 이상 고공행진을 하다가 지난달 29일 200달러선이 무너졌고 13일 기준 163.5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철강재 생산을 규제하면서 철광석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 위에서부터 대우조선해양의 VLCC 현대중공업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삼성중공업의 LNG선ⓒ자료사진
    ▲ 위에서부터 대우조선해양의 VLCC 현대중공업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삼성중공업의 LNG선ⓒ자료사진
    철강업계가 제시하는 후판값은 115만원 선이다. 반면 조선업계는 100만원 선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는 급격한 후판값 인상을 선박가격으로 한번에 전가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중국과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어서다. 7월까지 누계 수주량을 보면 한국은 1276만CGT로 중국 1348만CGT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글로벌 선박 발주량 401만CGT 중 한국과 중국이 차지한 점유율은 각각 43%, 45%에 달한다.

    경쟁은 치열하지만 선박가격 상승폭은 더디다. 클락슨리서치 신조선가지수는 10년만에 140포인트를 회복했지만 2008년 191.5포인트에 한참 못미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한국의 수주랠리로 1위 자리를 내준 중국의 반격이 매섭다"며 "고부가가치 선박을 위주로 수주하고 있지만 원자재가 오른만큼 즉각적인 선박가격 반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국내 조선 빅3는 이미 후판가 상승을 대비한 손실충당금을 2분기 실적에 반영한 상태다.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8960억원, 3720억원의 영업손실을 설정했다. 이는 후판가격을 톤당 115만원으로 가정한 금액이다. 때문에 실제 협상에서 이보다 낮은 가격으로 결정된다면 하반기 실적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봉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강재가격 급등은 철광석 가격인상 등에 기인하는데 급등세가 계속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원자재 대장격인 유가가 OPEC+의 증산합의로 안정화된다면 장기적으로 오르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