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7월 FOMC 회의록 연내 테이퍼링 언급 잭슨홀 미팅서 파월 의장의 추가 시그널 주목 전문가 "테이퍼링·금리 상승 대비 포트폴리오 구축"
  •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뉴시스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에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코스피가 4개월 만에 3000선으로 주저앉고 코스닥도 두 달 만에 1000선이 붕괴됐다. 

    시장에서는 다음주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테이퍼링 추가 시그널에 예의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부담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1.93%(61.10포인트) 하락한 3097.83을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가 31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4월 1일(3087.40) 이후 4개월만이다. 코스닥도 1000선이 붕괴됐다. 전거래일 대비 29.93포인트(2.93%) 내린 991.15에 거래를 마쳤다. 장 마감 기준 코스닥이 1000선 아래로 내려간 건 지난 6월 17일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미 연준의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이 부각된 영향이다. 18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대다수 위원들은 미 경제가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시 연내 자산매입 속도를 줄이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부터 시작된 국내 증시 하락세는 예상되지 못했던 악재가 터진 점이 증시를 끌어내린 것이 아니라, 내년 1분기로 예상하고 있던 유동성 공급 축소가 연내로 다가온 데 따른 두려움에 하락한 것”이라며 “FOMC 의사록 발표로 테이퍼링 시행 시점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증시가 악재를 반영하는 강도가 더 세진 것”고 진단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다음주 예정된 잭슨홀 미팅(8월 26~28일) 결과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테이퍼링에 대한 추가 시그널이 감지될 가능성과 향후 9월 FOMC에서 구체적 계획을 발표한 뒤 올해 4분기 시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잭슨홀 회의에서 파월의 단어 선택은 보다 신중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부분 위원들은 경제가 ‘예상대로’ 전개된다면 연내 테이퍼링 시행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으나, 파월 의장은 경제 회복이 상당한 추가 진전까지 이르지 못했다고 언급하는 등 여전히 시장을 안심시키기 위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7월 FOMC 회의 이후 발표된 소비심리 지수 및 소매판매 등 주요 경제 지표들이 둔화된 점을 감안하면 파월 의장은 경제 지표에 회복력에 대한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한 점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파월의 메시지가 구체적인 테이퍼링 시점보다는 경제 부양에 초점을 맞춘다면, 9월 FOMC 회의 이전까지 그간 패닉셀링(공포에 의한 투매) 흐름을 보였던 시장에 저가매수세 유입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시각이다.

    이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자체적인 펀더멘탈 리스크가 아닌 외부변수에 의해 센티먼트(위험선호도) 지표가 패닉셀링 수준까지 근접했다”며 “금주 다소 과도한 조정 흐름이 전개됐다. 코스피와 코스닥 상대강도지수(RSI)는 각각 28.7, 31.6p 수준으로 작년 3월 중순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고 밝혔다. 

    통화정책과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금리는 상방 압력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테이퍼링, 금리 상승 시나리오에 대비한 포트폴리오 구축 필요성이 제기된다. 

    나 연구원은 “테이퍼링 계획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9월 FOMC 이후에는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점에서 증시 반등이 시작될 수 있다”며 “코스피 지수의 올해와 내년 실적 전망치가 견조하다는 점에서 매도보다 저점을 형성하는 구간에서 실적 전망치가 양호한 종목 위주로 저가매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