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로고

[진격의 젊은PB] '투자 돕는 과외선생' 이한동 유진투자증권 PB

증권사 입사 전 수학강사 이색 이력…"고객 스스로 투자 선택할 수 있는 힘 길러줘야"
전국 방방곡곡 투자 강의 400차례…동료 PB들에게 고객 응대 시나리오 강의도
전국 수익률 1위, 고객 평균 수익률 100%…물량 확보 어려운 장외주식 딜소싱 입소문
"혼자서는 한계, 상호협력하며 발로 뛰는 PB…패밀리오피스 수준 WM 서비스 꿈꾼다"

입력 2021-08-20 10:35 | 수정 2021-08-20 10:44

▲ ⓒ정상윤 기자

이한동 유진투자증권 서울WM센터 PB는 입소문 난 투자 과외선생이다. 지난 2010년 입사 후 11년차 PB로서 줄곧 한 지점에 머물며 본인만의 확고한 투자 철학과 전략으로 고객들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고객이 그를 찾으면 먼저 30여분간의 투자 교습이 진행된다. 이 PB를 처음 만난 고객은 누구나 밟는 코스다. 같은 말도 쉽게 풀어내는 게 이 PB의 특기다. 그 순간 그는 고객에게 과외선생이 된다. 27살, 하반기 공채로 유진투자증권에 입사하기 전 그는 1년간 수학강사 일을 했다. 그의 가르침으로 학생 성적이 오르는 것을 보면서 나눠도 결코 고갈되지 않는 게 지식이란 걸 깨달았다.

공군사관학교 군 복무 시절 여가시간 학교 도서관에서 재테크 책을 빌려 읽으면서 투자에 눈떴다. 군대서 모은 종잣돈과 학원 강사 수익으로 투자를 시작했을 당시는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기 직전이었다. 50% 수익난 종목이 순식간에 상장폐지되는 뼈아픈 경험을 통해 '잃지 않는 투자'가 가장 중요하단 걸 느꼈다고 한다. 첫 실패는 지식의 부재에서 왔다는 결론에서 시작한 투자 공부를 계기로 증권업계에까지 발이 닿았다. 

이 PB는 "모든 걸 잃고 나서야 타격이 왔는데, 힘들게 모은 돈을 도대체 왜 날리게 된 건지도 정확히 몰랐다.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한 본격적인 투자 공부를 통해 느낀 건 '누군가 내게 1시간만이라도 투자 강의해줬더라면 그런 판단을 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었다"고 소회했다.

대다수 투자자가 정작 좋은 투자 기회를 조언해줘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도리어 잘못된 투자 길을 걷는 이유는 무지에서 비롯된 두려움 때문이라고 그는 보고 있다. 고학력 전문직 고객조차도 도통 이해할 수 없는 투자 선택들을 해오는 것을 이따금 목도한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 주저하는 이유는 지식의 부재 때문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고객을 붙들고 회의실 칠판 앞에 서서 목이 터져라 11년째 투자 강의를 지속해오는 이유다.

변동성이 큰 주식을 선호하는 고객에겐 주식 차트를 보는 방법을, 안전한 채권 투자 성향 고객에겐 단기채와 장기채를 고르는 방법을, 장외주식에 관심 있는 고객에겐 유망한 회사의 상장 스토리와 IPO 이유, 밸류에이션 근거 등 전반 지식을 전달한다. 그들에게 필요한 투자 지식을 채워주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게 이 PB가 생각하는 프라이빗뱅커(PB)의 가장 기본적인 태도다. 

짧다면 짧은 30분 남짓 강의를 하고 나면 고객의 눈빛과 질문이 달라진다. 자신의 경험, 고민거리를 꺼내놓으며 보다 본질적인 질문에 다가선다. 사실 대다수 투자자는 자신이 무얼 궁금해하는지 모른다. 영업이란 곧 나눔이고, 나눈다는 것은 공감과 설득의 과정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 PB와 고객과의 신뢰는 그렇게 쌓여가고 있다.

이 PB는 "지식을 나눠 나의 노하우를 뺏기는 게 아니다. PB의 전문영역으로서 고객에게 투자 진입 장벽을 세우는 대신, 고객의 관련 지식 수준을 상향 평준화시킴으로써 오히려 더 깊은 동반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학생이 잘되는 게 선생의 보람이듯, 지식을 나눔으로써 고객과 함께 부자가 된다"고 소신을 밝혔다.
◆영업 필승전략, 집중과외…수익률 1위 오른 마스터PB

실제 이같은 집중 과외는 그의 여러 영업 노하우 중 필승 전략이 되고 있다. 3년차 PB 시절부터 고객의 요청으로 이어진 투자 강의만 400차례에 달한다. 대학병원과 대학교, 기업은 물론 부녀회까지 서울이건 지방이건 세미나 요청이 들어오면 망설임 없이 기꺼이 달려간다. 보험사를 다니는 후배 요청으로 전라도 군산 지역 부녀회에 재테크 강의를 나간 그날 이 PB는 6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한번은 지인이던 담당PB가 지점 이동을 하자, 거래를 끊겠다며 계좌를 정리하려온 고객이 있었다. 이 PB는 고객을 붙들고 회의실로 들어가 자리에 앉혔다. 30분 남짓 주식 투자에 대한 강의 끝에 해당 고객은 오히려 투자 원금을 더 늘리고 갔다. 등 돌려 떠나려던 그 고객이 현재는 30명 넘는 지인을 소개하면서 이 PB의 영역은 무한 확장 중이다. 그가 관리하는 자산은 개인과 법인을 포함해 1600억원 규모다. 대부분은 개인 고객으로 지인의 지인, 또 그 지인의 지인에 이르며 복리이자처럼 불어나고 있다. 

조직에서도 그의 능력은 인정받고 있다. 입사 4년 차부터 매년 핵심직원리더와 금융상품리더를 맡아왔고, 지난 2019년엔 그 성과가 특히 두드러지면서 우수직원 표창에, 회사 종합자산관리 전문인력인 챔피언스PB 1기에 선정됐다. 올해 상반기 영업 실적 1위에 오르면서 회사에 새로 도입된 마스터PB에도 선정됐다. 코로나19 이후 그가 올린 고객 평균 수익률은 100%다.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등 지난해 시장에서 구하기 어려운 장외주식 딜소싱을 통해 200% 넘는 성과를 거뒀다. 

◆발로 뛰는 필드형 PB‥"쉬운 길은 피한다, 상호협력하면 시너지 2배"

동료들에게 그의 노하우를 나누는 데도 아낌 없다. 이 PB를 찾아와 "같은 상품인데도 왜 자기가 하면 안 팔리냐"는 동료들의 하소연이 계기가 돼 2019년께부터 후배들에게 알음알음 강의를 하기 시작했다. 주식편·ELS편·장외주식편·채권편 등 10편의 콘텐츠별 강의를 진행하고, 고객과 PB 시나리오를 만들어 서로 역할극을 통해 시뮬레이션도 한다. 이 PB가 그간 실제 고객들에게 받아왔던 질문들이 기초가 된다.

그는 "각 부문별 시나리오를 하나씩만 대비해와도 현장에선 원활하게 진행된다"면서 "최근엔 코로나로 인해 여의치 않지만 비공식적으로 3기까지 진행했다. 누군가에게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나누는 게 즐겁고 보람차다"고 수줍게 웃어보였다.

이 PB는 고객들이 신용거래를 하는 것을 가급적 지양한다. 일부 PB들은 안정적인 인센티브를 확보하기 위해 고객에게 오히려 신용거래를 부추기기도 한다. 편하게 수익을 확보할 수 있지만 이같은 방법은 이 PB의 영업 철학과 맞지 않다. 증권사 입사 직후 찾아온 그리스 금융위기, 그리고 주식 초보시절 상장폐지 경험은 그에게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나로 인해 망한 고객은 단 한 케이스도 만들지 않게 한다'는 모토를 품게 했다. 때문에 스스로를 증명해내는 방식이 고되더라도 손쉬운 방법을 택하기보단 자신이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이 낫다고 여긴다. 그가 스스로를 '발로 뛰는 필드형 PB'라고 자신 있게 소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PB는 혼자만의 능력만으로 지금의 성과를 낼 수 없었다고 자신을 낮춘다. 주변의 강점들을 흡수하고, 또 필요하면 선뜻 도움을 청함으로써 시너지를 내고 있다. 밴처캐피탈(VC)·자산운용사·투자자문사 매니저들과 교류도 적극적이다.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은 장외주식을 원활하게 딜소싱해 상품화할 수 있던 것도 그간 쌓아온 VC 인맥 덕분이었다.

그는 "PB는 마치 개인사업 같지만 오히려 정반대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상호협력하는 방식이 훨씬 더 일을 빠르고 수월하게 이끌어준다"면서 "어떤 분야든 이사람은 소위 '찐'이다 싶은 사람들이 있다. 내가 모든 것에 완벽할 수 없기에 각 분야 전문가들과 교류의 문을 열어놓고, 적극적으로 만나 조언을 구한다. 젊다보니 경험에 의존하기보단 주변에 자꾸 묻고 또 공감하면서 새로운 것을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정상윤 기자

◆"차별화된 장외주식 딜소싱 방점…패밀리오피스 수준의 WM 서비스 꿈꿔"

이 PB는 고객 자산관리(WM)에 있어 시장 상황과 관계 없이 꾸준한 실적 향상을 보일 수 있는 포트폴리오 방식의 매매 지향한다. 절대적으로 수익이 나는 건 없다고 생각해서다. 그는 주식과 채권·펀드·랩·자문형일임·ELF·신탁 등 다양한 수익 원천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엔 특별히 공모주펀드와 장외주식에 관심을 높게 두고 있다. 지난해부터 광풍이 이어졌던 공모주 시장 분위기가 예전 같진 않지만 여전히 일종의 분양가 시장처럼 '먹을 것이 많은' 시장이라고 느낀다.

직접 장외주식에 투자하는 랩이나 신탁을 소개하기도 하고, 시장에서 구하기 어려운 장외종목 딜을 소싱해오는 것으로도 입소문을 탄 이 PB다. 앞으로도 비상장 주식에 좀더 집중해 차별화된 딜 소싱이나 펀드를 만들어볼 계획이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현재의 WM 영역을 패밀리오피스 수준까지 끌어올려 대중화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서비스 진입 장벽을 확 낮추는 것이다. 패밀리오피스에서 이뤄지는 법률·세무 상담 등 삶에 필요한 환경적인 모든 서비스를 대중적으로 제공해주는 게 다음 세대 WM의 청사진이 될 것이란 견해다.

이 PB는 "관리 자산이 1억원이든, 100억원이든 내게 맡겨진 고객들의 포트폴리오는 비중 차이만 있을 뿐 대동소이하다. 오직 고액자산가들만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해준다는 건 운영자 쪽 욕심"이라면서 "미래 세대를 예측해본다면 브로커리지 중심에서 WM 중심으로 옮겨가듯 기존 WM을 패밀리오피스 수준으로 고급화하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아 기자 kma@newdailybiz.co.kr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뉴데일리 댓글 운영정책

자동차

크리에이티비티

금융·산업

IT·과학

오피니언

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