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제조·기술인력도 협정근로자 포함 요구노조 "2025년 단협 어디에도 없는 내용" 반발파업 참여 가능 인원 줄면 협상력도 흔들릴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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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총파업 국면의 승부처가 성과급 규모를 넘어 파업 참여 범위를 둘러싼 문제로 번지고 있다. 회사가 최근 노조에 제조·기술인력까지 협정근로자 범위에 포함할 수 있다는 취지의 요구를 전달하면서다. 총파업 국면에서 누가 현장에 남고, 누가 파업에 참여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충돌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17일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와 업계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노조 측에 제조·기술인력도 협정근로자 범위에 포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공식 요구를 전달했다. 삼성전자 제조·기술인력은 약 5만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 인력이 협정근로자 범위에 대거 포함될 경우, 총파업에 실제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노조가 이번 사안을 총파업의 파괴력을 약화시키는 핵심 변수로 보는 이유다.

    협정근로자는 쟁의행위가 벌어져도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현장에 남아 근무해야 하는 인력을 뜻한다. 통상 단체협약에 따라 그 범위가 정해진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인사·노무 해석 문제가 아니라 총파업의 실질적 영향력을 좌우할 수 있는 쟁점으로 번지고 있다.

    ◇성과급 갈등 넘어 ‘누가 파업할 수 있느냐’로 번진 전선

    이번 사안의 핵심은 2025년 단체협약 문구 해석이다. 단체협약 제93조에 따르면 쟁의행위 중에도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협정근로자는 사업장의 안전유지 및 시설 유지에 필요한 자, 종업원의 일상생활에 직결된 업무에 종사하는 자, 기타 회사와 조합이 협의해 필요하다고 인정한 자 등으로 규정돼 있다.

    노조는 이 조항 어디에도 제조·기술인력이 별도로 명시돼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2025년 단협 체결 당시에도 회사가 제조·기술인력을 협정근로자에 포함해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었고, 최종 합의문에도 관련 내용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노조는 과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파업 때 역시 제조·기술인력에 대한 별도 협의 없이 쟁의행위가 진행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노조는 회사의 이번 요구를 기존 합의 범위를 넘어선 사안으로 보고 있다. 임금과 보상 수준을 둘러싼 기존 갈등과 달리, 이번 논란은 파업 참여권 자체의 범위를 건드리는 문제라는 점에서 더 민감하다는 반응이다.

    ◇使, 생산 차질 방어선 … 勞 “총파업 무력화 시도” 반발

    노조는 회사가 총파업을 앞둔 시점에서 파업 참여 가능 범위를 사실상 축소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제조·기술인력을 협정근로자로 볼 이유가 없다는 법률 검토를 받았고, 과거 사례상으로도 문제 삼지 않았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따라서 이런 문제를 다시 꺼내려면 총파업 직전이 아니라 차기 단체협약 협상 과정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파업은 생산 차질을 발생시키는 것이 본질인데, 그 부담은 회사가 감수해야 하는 영역”이라며 “이미 합의된 단협 문구와 기존 사례가 있는데 총파업을 앞두고 제조·기술인력을 협정근로자로 보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업계는 회사가 생산 차질과 현장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어선 구축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기술인력이 생산라인과 설비 운영의 핵심 축인 만큼, 총파업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유지 인력 범위를 넓히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무노동 무임금·징계 리스크 … 총파업 실효성 가를 새 뇌관

    이번 쟁점이 민감한 이유는 협정근로자 지정이 조합원 개인의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협정근로자로 분류된 인력이 파업에 참여할 경우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적용될 수 있고, 단체협약 위반 책임과 징계 논란으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성과급 액수를 둘러싼 대립에서 총파업의 실효성을 둘러싼 대립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사측이 협정근로자 범위를 넓히려고 하고, 노조는 단체협약 문구와 과거 전례를 근거로 파업 참여 범위를 지키려는 구도다. 업계는 이번 협정근로자 논란이 향후 총파업 국면의 실제 파괴력과 협상력의 균형을 가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성과급 갈등으로 시작된 삼성전자 노사 충돌이 이제는 파업권의 경계를 둘러싼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며 “협정근로자 범위가 어디까지 인정되느냐에 따라 총파업의 의미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