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생분해 봉투 유상 전환 … "정부 정책 선제적 대응"나프타 가격 46% 급등에 포장재 원가 부담 확대세븐일레븐, 비닐봉투 최대 39% 인상
  • ▲ 중동 지역의 갈등으로 인해 나프타를 비롯한 포장재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자 유통업계가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연합
    ▲ 중동 지역의 갈등으로 인해 나프타를 비롯한 포장재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자 유통업계가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연합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원재료 가격 상승 여파가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포장재 비용의 소비자 전가가 본격화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비닐봉투 가격 인상이 이뤄진 데 이어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에서는 비닐봉투 유료화가 도입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퀵커머스 서비스 매직나우에서 무상으로 제공하던 생분해 비닐봉투를 오는 20일부터 건당 200원에 유상 전환한다.

    해당 봉투는 결제 시 자동으로 부과되는 방식이다. 매직나우는 점포 인근 고객이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신선식품과 베이커리, 델리 상품 등을 신속하게 배송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홈플러스는 이번 조치가 친환경 정책을 유지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라 종합소매업에서는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돼 있으며 생분해성수지 봉투는 2028년까지 한시적으로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라며 "매직나우 생분해 비닐봉투 유상 전환은 향후 정책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기후에너지부에 따르면 일회용 비닐봉투는 2022년부터 종합소매업 전반에서 사용이 금지됐으며 생분해성수지봉투는 2024년 고시 개정을 통해 적용 기한이 2028년 12월까지 연장돼 현재 한시적 사용이 가능한 상태다.

    다만 유예 기간이 상당 부분 남아 있는 상황에서 홈플러스가 선제적으로 유료 전환에 나선 점이 눈에 띈다. 퀵커머스업계의 경우 생분해 비닐봉투 인상 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이마트의 경우 이미 배송에서 비닐봉투를 유상(100원)으로 제공하고 있는데 추가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홈플러스가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수익성 개선과 비용 효율화에 나서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에선 그동안 무상 제공되던 포장재 비용을 내부에서 흡수해왔으나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구조로 전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생분해 비닐봉투의 경우 일부 석유계 합성수지를 포함하고 있어 원재료 가격 상승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나프타 가격이 급등하면서 포장재 원가를 자극 중이다. 지난달 나프타 가격은 전월 대비 46.1% 상승했다. 비닐봉투는 주로 폴리에틸렌(PE) 소재로 제작되며 이는 나프타를 열분해해 생산되는 에틸렌을 기반으로 한다.

    원가 부담은 이미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점포 운영용 비닐봉투 가격을 최대 39% 인상했다. 종류는 50매씩 총 4가지로, 검정 대자 77→106원, 검정 소자 57→78원, 투명 대자 80→111원, 투명 소자 59→82원으로 조정됐다.

    자영업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일부 베이커리와 약국 등에서는 장바구니 사용을 권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조모씨는 "초콜릿, 버터 등 재료비도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비닐봉투 납품 단가가 적게는 30%, 많게는 두 배까지 올랐다"고 토로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은 제조업 대비 원가 상승 영향이 후행적으로 반영되는 구조인 만큼 당장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상황이 길어질 경우 부담이 점차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