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금통위 기준금리 인상 결정 여부 관심 잭슨홀 미팅, 파월 기조 연설에 시장 주목 테이퍼링 시점 불확실성, 시장 경계 지속
  •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뉴시스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뉴시스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우려로 증시 조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오는 26일 예정된 8월 금융통화위원회와 온라인 방식으로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두 이벤트를 앞두고 공격적인 딜을 자제하는 등 경계를 늦추지 않는 분위기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0.97%(29.70포인트) 오른 3090.21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주요 지수 모두 상승 마감으로 안도감이 반영되고 지난주 급락으로 인한 반발매수 유입이 확대됐다. 기관 순매수세와 함께 10거래일만에 외국인 수급이 매수로 전환하며 상승폭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번주 시장은 8월 금통위와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테이퍼링 추가 시그널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세로 테이퍼링 속도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빅 이벤트를 앞두고 제한된 거래량을 나타낼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며, 인상 소수의견이 함께 포함될 것으로 관측한다. 기존 전망인 4분기 중 10월 기준금리 인상을 유지하고 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금통위의 전제와 달리 코로나 상황이 부정적으로 전개 중”이라며 “거리두기 장기화로 내수 타격이 불가피한 가운데 소비자 심리는 7월부터 크게 훼손됐다. 개학,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전염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금통위가 인상을 결정하기에는 부담과 불확실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앞서 7월 금통위 당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그 전제에는 코로나 재유행의 빠른 진정 가능성과 내수 타격이 미미할 것이라는 예상이 내포됐다. 방역과 추경으로 인해 피해가 상쇄되면서 5월의 전망 경로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깔려 있었다. 

    7월 금통위에서 인상을 홀로 주장했던 고승범 위원이 사퇴한 점도 8월 인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고승범 위원을 제외한다면 매파적인 성향의 위원은 최대 2명으로 판단되나, 이 마저도 코로나19의 전개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해 이번에 인상을 주장할 가능성은 낮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8월 동결이 연내 동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금통위 이후 금리의 하락폭은 제한될 것”이라며 “그러나 8월이든 10월이든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금리 상승폭 역시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이퍼링 시점을 둘러싼 의견도 분분하다. 그간 연준이 테이퍼링을 서두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지난 주말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의 시장 친화적 발언으로 단기적인 안도감이 형성됐다. 

    카플란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영향력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으며 경제 회복에 영향을 미칠 경우 통화정책 견해를 변경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당초 9월 테이퍼링 발표, 10월 시행을 주장했던 인사다. 카플란은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아직 한 달간 시간이 남은 관계로 경제적 여파를 분석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견해를 남겼다. 

    다만 연준 내에서 가장 발언권과 영향력이 강한 파월 의장의 입장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에서 연준 의장이 이 같은 시장의 혼선을 정리해줄 수 있는 시그널이 나올 때까지는 연준발 정책 불확실성이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것”이라며 “7월 말 이후 미국에서도 델타 변이 확산이 심화되고 있던 점을 감안하면, 주중 발표되는 제조업 PMI 예비치 포함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델타변이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오는 27일(현지시간) 열리는 잭슨홀 미팅은 온라인 방식으로 결정됐다. 당초 26~28일 대면 회의로 예정됐으나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하루간 화상회의로 축소됐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파월 의장 등 잭슨홀 미팅에서 연설을 가질 FOMC 인사들은 코로나19 파급력을 다시 한번 경험하게 됐다”며 “글로벌 주식시장은 테이퍼링 관련 매파 색채가 가득했던 7월 FOMC 의사록 발표 이후 출렁였다. 당시는 미국에서 델타 변이 증가가 지금처럼 크지 않았다”고 짚었다. 

    델타변이 확산으로 분위기가 달라진 만큼 테이퍼링 스케줄 구체화는 없을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8월과 9월 고용지표를 확인해야 한다는 FOMC 위원들이 많은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노 연구원은 “이번주 잭슨홀 미팅은 최소 7월 FOMC보다 매파적 색채를 덜어낼 전망”이라며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속도는 정점을 지나고 있으며, 유의미한 반등은 대외 경기 개선을 추세적으로 확신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잭슨홀 미팅에서 확인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