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장 목표 IPO 시동 불구 택시 갈등 발목무리한 수익성 개선 시도, '반발' 이어져새로운 경쟁자 '우티' 등장 등 출혈 경쟁 숙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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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일정에 나선 카카오모빌리티의 행보에 가시밭길이 펼쳐졌다. 택시업계와 갈등이 수면 위로 부각되면서 수익화에 제동이 걸렸고 새로운 경쟁자 우티(UT)의 등장으로 출혈 경쟁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4일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상장 계획을 담은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다음 달 중 주관사를 선정하고 내년 증시 입성을 목표로 상장 준비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맞닥뜨린 가장 큰 이슈는 택시업계와의 갈등이다. IPO 추진 중 수익화를 위해 요금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가 택시업계의 반발에 부딪힌 것.

    최근 논란이 되었던 이슈는 ‘스마트호출’의 요금 인상 추진이다. 스마트호출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배차 성공률이 높은 택시를 매칭해주는 유료 서비스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존 주간 1000원, 심야 2000원이던 요금을 실시간 수요에 따라 최소 0원에서 최대 5000원까지 다르게 요금을 매기는 탄력요금제를 도입하려 했으나 택시업계의 반발만 사게 됐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과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자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4개 택시단체는 성명서를 내고 카카오모빌리티를 비판했다. 이들은 택시를 이용하는 승객 입장에서 스마트호출 요금 인상은 택시 요금의 인상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단체는 “카카오는 2018년 웃돈을 내면 택시를 우선적으로 배차하는 호출서비스 유료화 방침을 추진했다가 부당요금에 해당한다는 정부의 판단에 따라 철회한 바 있다”며 “당시 카카오는 택시 호출서비스의 유료화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승객들의 호출요금을 무려 5배 인상하기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지속되자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택시를 잡기 어려운 시간대나 지역에서 기사님이 호출을 더 적극적으로 수락할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도입한 기능이었지만 오히려 이용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이 같은 의견을 수용해 탄력요금제를 이전의 상한선인 2000원을 초과하지 않도록 제한해 운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며 한발 물러섰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업공개를 앞두고 흑자전환을 위해 다소 무리하게 수익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7년 6월 TPG 컨소시엄을 시작으로 올해 칼라일, 구글, LG, GS 등에 이르기까지 총 1조 2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해 기업공개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업공개를 앞둔 카카오모빌리티의 실적은 상황이 좋지 않다. 2020년 기준 매출은 약 28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7%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129억원을 기록하며 2017년 출범 이후 4년 내내 적자다. 부채비율은 2018년 9%에서 2020년 78%까지 증가했다.

    기업공개를 앞두고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자 무리하게 수익화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새로운 경쟁자인 ‘우티’의 등장도 부담스럽다. 우티는 SK텔레콤 계열의 티맵모빌리티와 글로벌 기업 우버의 합작회사로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시장 공략을 위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연스럽게 점유율 경쟁에 따른 출혈 경쟁이 뒤따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우티가 가맹택시와 일반택시 호출서비스를 통합하고 이용료 3000원을 당분간 받지 않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자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6월까지였던 ‘프로멤버십’의 요금제 할인 기간을 9월 말까지 연장하고 보험 혜택을 제공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공개를 위해 흑자전환이 절실한 카카오모빌리티가 새로운 수익모델을 꺼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결과적으로 기존에 없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택시업계와 이용자들의 반발은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