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디자인 1열·2열 모두 폴딩 시 차박 용이연비 13.6km/ℓ… 승차감은 아쉬워
  • ▲ 지난 27일 시승한 현대차의  경형 SUV 캐스퍼 ⓒ김재홍 기자
    ▲ 지난 27일 시승한 현대차의 경형 SUV 캐스퍼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의 경형 SUV인 ‘캐스퍼’가 사전계약 첫날에만 1만8940대를 기록하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 경차 모델로는 쉐보레 ‘스파크’, 기아 ‘모닝’, ‘레이’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타깃 고객층이 다소 겹치는 소형 SUV가 각광을 받으면서 경차의 선호도는 예전같지 않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캐스퍼는 경차 인기를 반등시킬 수 있는 ‘구세주’로 떠오르고 있다. 

    이달 27일 캐스퍼를 시승했다. 차량에 탑승하기 전 다른 매체 기자들과 캐스퍼에 대한 대화를 잠시 나눴는데 “디자인이 생각보다 매력적이다”, “사진보다 실물이 낫다” 등의 반응이 많았다.  

    현대차는 캐스퍼의 디자인에 대해 ‘아이코닉한 스타일’, ‘엔트리 SUV만의 역동적인 감성을 담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캐스퍼의 외관을 봤을 때 젊은 세대, 특히 여성들이 선호할만한 귀엽고 깜찍한 디자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 내부 모습은 경차답게 심플한 느낌이다.ⓒ김재홍 기자
    ▲ 내부 모습은 경차답게 심플한 느낌이다.ⓒ김재홍 기자
    전면부 그릴과 동그란 램프가 단연 눈에 띄었는데, MINI가 연상됐다. 그리고 전면부 유려한 곡선 디자인과 후면부 각이 진 디자인에서는 랜드로버 디스커버리가 떠올랐다. 캐스퍼의 전장은 3595mm, 전폭과 전고는 각각 1595mm, 1575mm다. 실제로 봐도 차체가 작아보였는데, 평소 작다고 생각했던 베뉴(4040mm)와도 전장이 445mm나 차이가 날 정도다. 

    후면부에는 ‘casper’ 레터링이 있었고 리어 램프가 점등될 때 독특한 무늬를 볼 수 있었다. 차량 내부에 탑승했는데 일반적인 현대차의 내부 인테리어와는 매우 다른 느낌이었다. 확실히 ‘경차’라는 걸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단촐한 구성이었다. 한편으로는 미니멀리즘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스티어링 휠 중앙에 ‘H’ 표시가 없었으며, 기어봉도 화려한 꾸밈없이 심플한 구성이었다. 요즘 10인치가 넘는 대형 디스플레이를 자주 보다보니 캐스퍼의 8인치 디스플레이는 매우 작아보였다. 내부 재질은 고급스럽지 않았지만 차량의 가격을 고려하면 수긍이 갔다. 
  • ▲ 캐스퍼의 리어 램프가 점등될 때 독특한 패턴이 보인다. 내비게이션 크기는 작았다. ⓒ김재홍 기자
    ▲ 캐스퍼의 리어 램프가 점등될 때 독특한 패턴이 보인다. 내비게이션 크기는 작았다. ⓒ김재홍 기자
    운전석은 통풍, 열선 기능을 모두 사용할 수 있지만 동승석에서는 열선 기능만 있었다. 그리고 해당 버튼 3개가 주황색 계열로 강조한 점도 독특했다. 뒷좌석은 예상보다 좁지 않았고 불편함 없이 승차할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은 있었다. 2열 시트의 경우 시트 밑 레버를 당기면 최대 160mm 범위에서 앞뒤로 이동할 수 있다. 

    운전석 시트도 앞으로 완전히 접혀 풀 폴딩(Full-folding)이 가능했다. 모든 좌석을 접으면 최근 유행하는 차박도 할 수 있을 정도다. 

    시승 모델은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에 1.0 터보엔진, 터보 외장 패키지, 선루프, 스토리지 등의 옵션이 포함됐다. 가격은 2007만원이며, 색상은 아웃도어의 이미지가 물씬 풍기는 톰보이 카키 컬러였다. 캐스퍼의 기본 모델은 최고출력 76마력, 최대토크 9.7kg.m이며, 1.0 터보엔진이 장착된 액티브 모델은 최고출력 100마력, 최대토크 17.5kg.m로 큰 차이가 있다. 
  • ▲ 캐스퍼의 경우에도 폴딩하면 차박이 가능하다. ⓒ김재홍 기자
    ▲ 캐스퍼의 경우에도 폴딩하면 차박이 가능하다. ⓒ김재홍 기자
    시승코스는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캐스퍼 스튜디오에서 기흥동탄 IC, 안성 JC, 서안성 IC를 지나 복귀하는 약 57km 구간이었다. 출발 전 운전석 시트를 조절하는데 일반적인 전동식이 아니라 레버를 통해 수동으로 조작해야 했다.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했는데, 차체가 작아서 운전하기 편했다. 다만 속도를 높여봤는데, 고속으로 주행할 때 소음이나 진동이 크게 느껴졌다. 

    드라이브 모드는 노멀과 스포츠, 2개만 선택할 수 있었다. 계기판을 보는데 왼쪽에는 속도, 오른쪽에는 RPM이 디지털 숫자로 표시됐다. 또한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파랑(노멀), 빨강(스포츠) 테두리로 색상이 변했다. 그리고 속도나 RPM이 높아질수록 테두리가 두꺼워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경기도 용인과 안성 지역을 운전했는데, 구불구불한 길이 많았다. 스티어링 휠 감도는 가벼워서 커브길을 돌 때 조작하기 편했다. 언덕 구간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오르막을 오를 때 차량이 힘겨워 하는게 느껴졌다. 
  • ▲ 연비는 공인연비보다 높은 13.6km/l이 나왔다. ⓒ김재홍 기자
    ▲ 연비는 공인연비보다 높은 13.6km/l이 나왔다. ⓒ김재홍 기자
    주행하면서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를 활용했다. 오른편 맨 위 버튼으로 속도를 조절했고 맨 밑 버튼으로 차간거리를 설정할 수 있었다. 예전 베뉴를 시승했을 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사용할 수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시승을 마무리하고 연비를 확인했는데 13.6km/ℓ로 공인 복합연비 12.8km/ℓ보다 높게 나왔다. 

    캐스퍼가 경차 모델인 점을 감안하면 엔트리카로 무난했다. 특히 첫 차를 구매하는 젊은 세대의 경우 낮은 가격에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적인 기능들은 갖췄기 때문에 세컨카로도 활용도가 높다고 본다. 다만 차량 가격은 다소 아쉽다는 생각이다. 시승 차량도 2000만원인데, 이 금액이면 소형 SUV나 준중형 세단도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매력적인 디자인, 다양한 경차 혜택을 중시하는 고객은 캐스퍼가 좋은 선택이지만 차량의 성능과 승차감을 선호한다면 소형 SUV나 준중형 세단이 적합할 것으로 판단된다. 
  • ▲ 캐스퍼 차량들이 주차된 모습. ⓒ김재홍 기자
    ▲ 캐스퍼 차량들이 주차된 모습. ⓒ김재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