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유무선 인터넷망 장애 후폭풍KT스튜디오지니 간담회 연기디지코 전환 로드맵 발표 미뤄져AI 성과 수면 아래로... KT 주가도 악영향
  • KT가 전국 유무선 인터넷망 장애로 때 아닌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에 따른 후폭풍으로 KT 그룹의 주요 사업 로드맵 발표도 차질을 빚으면서 구현모 대표의 '디지코(DIGICO, 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27일 KT에 따르면 25일 인공지능(AI) 전략 간담회, 28일 KT스튜디오지니 간담회를 각각 개최할 계획이었다. 특히 AI 전략 간담회에서는 구 대표가 직접 단상에 나서서 "KT는 한국형 초거대 AI 등 AI기술과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고객 삶의 변화와 산업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간담회가 끝난 직후 11시 20분쯤부터 약 40분간 전국 곳곳에서 KT의 유·무선 인터넷망이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KT는 대규모 디도스(분산 서비스 거부·DDoS) 공격이라고 밝혔지만, 2시간 후 '라우팅(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로 번복하면서 빈축을 샀다. 

    구 대표가 "심층적인 점검과 함께 프로세스를 보완하고, 보상방안 또한 조속하게 마련하겠다"고 재발 방지에 나섰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는 모양새다. 결국 KT는 28일 예정된 KT스튜디오지니 간담회도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구 대표는 취임 당시부터 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ABC 역량'을 강화해 미래의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KT를 디지코로 전환해 미디어·콘텐츠, 로봇, 바이오 헬스케어 등 신사업에 도전해야 한다고 피력한 바 있다.

    25일 개최한 AI 전략 간담회와 28일 개최 예정이었던 KT스튜디오지니 간담회도 구 대표의 디지코 로드맵을 발표할 중요한 행사로 해석됐다. 실제 AI 전략 간담회에서는 AI 고객센터, AI 통화비서 등 AI 컨택센터(AICC)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구 대표의 미래 전략이 공개됐다.

    KT스튜디오지니 간담회 역시 구 대표의 KT 그룹의 미디어 플랫폼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로드맵이 공개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 1월 KT스튜디오지니를 독립 출범, 그룹 내 미디어·콘텐츠 사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 대표는 KT스튜디오지니를 통해 오는 2023년까지 국내 최대 규모인 4000억원 이상을 투자, 원천 지식재산권(IP) 1000개와 대작 드라마 100개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일환으로 최근 인수한 현대HCN 자회사이자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현대미디어는 사명을 '미디어지니'로 변경했다. 

    결과적으로 전국 유무선 인터넷망 장애라는 암초에 부딪히면서 구 대표의 디지코 전환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기업의 민낯이 불거지면서 구 대표가 온 힘을 쏟았던 KT 주가에도 악영향으로 미치고 있다. KT 주가는 25일 기준 3만 1300원으로 전날 대비 1.42% 하락했으며, 26일 기준 3만 14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구 대표의 디지코 양대 축인 AI와 미디어 사업 등 신산업 로드맵 공개가 불가피하게 영향을 받게 됐다"면서 "당분간 국가기간통신망 사업자로서의 본연의 업무에 충실한 모습을 보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