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세점, 3Q IR에 알선수수료율 비공개로 전환알선수수료율 공개가 업계 수수료 경쟁 촉발해3Q 알선수수료 최고점 찍은 2Q보다 5%P 상승 추정
  • ▲ 텅빈 공항 출국장.ⓒ뉴데일리DB
    ▲ 텅빈 공항 출국장.ⓒ뉴데일리DB
    면세업계의 중국 보따리상(代工·따이궁) 유치를 위한 알선수수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면세업체가 따이궁에게 막대한 알선수수료를 경쟁적으로 지불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는 최근 신라면세점의 3분기 실적발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신라면세점은 올해 3분기 처음으로 기업설명회(IR)에서 알선수수료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공개된 알선수수료가 오히려 면세업계의 수수료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은 매 분기 잠정 실적발표 IR에서 공개하던 알선수수료율을 이번 3분기에 처음으로 비공개하기로 했다. 신라면세점은 IR 과정에서 최근 3년 시내면세점 매출 액 대비 알선수수료의 추이를 업계에서 유일하게 공개해왔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IR 과정에서 알선수수료 공개가 오히려 따이궁들에게 ‘왜 우리에겐 이것 밖에 주지 않느냐’는 빌미를 제공한다는 지적이 있어서 이번 실적발표에서 비공개로 전환했다”며 “앞으로도 실적발표 과정에서는 공개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런 신라면세점의 행보는 최근 알선수수료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지난 2019년 1분기 당시 8.0%에 불과했던 알선수수료는 올해 2분기 기준 30.0%까지 치솟았다. 매출의 30%가 따이궁을 유치하는데 필요한 비용으로 집행된다는 이야기다.

    이런 알선수수료는 올해 3분기에 더욱 상승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신라면세점의 3분기 매출은 8576억원으로 전기 대비 1.3% 신장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0억원으로 전기 대비 57.5% 감소했다. 

    매출 신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크게 하락한 원인에는 치솟은 알선수수료가 자리하고 있다. 구체적인 수수료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전 분기보다 약 5P 상승한 35%대를 예상 중이다. 사상 최고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알선수수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잠정 실적발표 IR 보고서의 공개 항목을 조정했다는 이야기다.

    사실 이런 판단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알선수수료 자체는 상장사의 경우 분기보고서에서 판매관리비에서 별도 항목으로 공개가 되고 있다. 그럼에도 신라면세점이 잠정 실적발표 과정에서 알선수수료를 비공개하기로 한 것은 그 시기를 조금이라도 늦춰보겠다는 절박함이 있다는 평가다. 

    면세업계는 현재 매출 대부분을 따이궁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수료율을 주도적으로 낮추는 것은 상당한 매출 하락을 고려해야하는 결정이다. 면세업계로서는 울며 겨자먹기가 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업체 사이 경쟁 심화로 마케팅비용이 크게 증가해 3분기 알선수수료율은 2분기보다 5%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경쟁 심화에 따른 알선수수료 증가가 지속된다면 면세점업종의 기업가치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달부터 시작되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은 주효하다. 여객수요가 회복되기 시작하면 면세점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으리라는 관측이다. 이 경우 따이궁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상황도 보다 개선되리라는 것이 업계의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