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저하 상태에서 병원성 세균처럼 작용… 패혈증 유발도최창환 교수, 프로바이오틱스 복용 시 부작용 및 주의사항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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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건강기능식품 중 유산균제와 같은 프로바이오틱스 관련 제품을 복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장 건강을 악화시키고 경우에 따라 암 환자 등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일부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중앙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최창환 교수는 “프로바이오틱스의 경우, 비교적 안전한 건강기능식품이지만 살아있는 균을 섭취하는 것이므로 드물게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일부 기저질환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장 흔하다고 알려진 부작용 중 소화기 증상으로는 설사, 복통, 복부 팽만감, 구역 및 구토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간혹 피부 발진이나 가벼운 여드름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는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 후 드물기는 하지만 패혈증(균혈증), 장 허혈, 심내막염 등도 보고된 적이 있다. 복용 후 이전에 없던 증상이 발생하면 먹는 것을 멈추고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부작용은 일반적으로 심각한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서 좀 더 흔하게 발생한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암 환자 같이 면역저하 상태의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최 교수는 “실제로 전립선암과 대장암 환자에서 프로바이오틱스 복용 후 알러지성질환이 발생한 사례가 있고, 급성췌장염 등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에서 심내막염, 패혈증과 같이 심각한 합병증이 보고된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암으로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이거나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인 사람이나 심각한 만성 질환이 있는 환자는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이기 때문에 유산균이 병원성 세균처럼 작용해 느슨해진 점막장벽을 통해 혈관으로 균이 유입돼 패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기저질환자가 아니어도 노인과 유아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와 관련된 부작용의 발생률이 일반 성인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노인에서는 패혈증, 간 농양 등이 보고된 사례들도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살아있는 미생물이 포함되어 있는 세균이기 때문에 수술로 소장을 일부 제거했거나 선천적으로 장이 짧은 ‘단장증후군(short-bowel syndrome)’ 환자의 경우 유산균(락토바실러스)이 장내 세균총 변화를 일으켜 혈액이 세균 감염되는 균혈증(bacteremia)을 일으킨 경우가 보고되고 있다.

    또 프로바이오틱스를 아침 식전에 먹으면 위의 산도가 높아져 유산균을 사멸시키기 때문에 가급적 식후에 먹는 것이 좋고, '급성 췌장염' 환자의 경우에도 유산균을 먹으면 병이 악화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복용을 삼가는 것이 좋다.

    최 교수는 “프로바이오틱스가 인체에 여러 가지 유익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은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며 대부분의 임상 연구는 한계점이 있어 현재로서는 기존에 알려진 질병의 예방 및 치료 방법을 대체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 적극적으로 권장하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그는 “기존 치료에 보조요법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고, 심각한 기저질환이 있거나 복용 후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복용을 중단하거나 주치의와 상담 후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