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4캔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인상대형마트 묶음 할인행사 사실상 사라져업계 1위 하이네켄 결정에 연쇄 조정 우려도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하이네켄 코리아가 편의점 묶음 행사 제품 가격을 올린 데 이어 대형마트 등 채널에서 진행해오던 행사를 사실상 중단한다. 일각에서는 하이네켄코리아가 이같은 조정을 통한 수익성 강화에 나섰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네켄 코리아는 오는 12월1일부터 하이네켄과 타이거, 에델바이스 등 자사 맥주 묶음 행사 제품 가격을 기존의 4캔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인상한다. 수입 맥주 브랜드 중 행사 제품 가격을 조정한 것은 하이네켄 코리아가 처음이다.

    하이네켄 코리아는 국제 원자재 가격과 운송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가격 인상을 결정했으며 판매 채널에 따라 변동 폭은 다르다고 밝혔다.

    대형마트 판매 가격은 약 9% 인상되며, 묶음 할인행사도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할인 행사의 경우 제조사인 하이네켄 코리아와 판매처인 마트가 각각 비용을 부담해 행사를 진행해왔는데, 하이네켄 코리아가 이를 지원하지 않기로 고지한 것. 마트·슈퍼 등에서 비용 전액을 떠안기에는 부담이 큰 만큼 행사는 없어질 전망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하이네켄 코리아에서 앞으로 할인행사 비용을 부담하지 않겠다고 전해왔다”면서 “마트에서 자체적으로 부담한다면(묶음 할인행사) 가능은 하겠지만 특정 한 브랜드만을 지원해 행사를 하는 것은 어려운 만큼 묶음 할인 행사는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하이네켄 코리아 관계자는 “하이네켄 코리아에서 답변해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반면 주요 판매처인 편의점은 포기하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 맥주 시장에서 편의점이 차지하는 비중 판매량 기준 43.3%, 판매액 기준 27%를 차지하는 핵심 채널이다. 행사 폐지가 아닌 ‘조정’으로 가닥을 잡은 것도 이 같은 이유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하이네켄 코리아의 결정이 수익성 강화를 위한 첫 걸음으로 보고 있다. 하이네켄 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328억원으로 8.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9.5% 감소했다. 매출원가도 전년 대비 42.6% 늘어나며 외형이 커졌지만 수익성이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하이네켄 코리아는 지난해부터 과열된 할인 경쟁에서 한 걸음 물러나왔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하이네켄 오리지널(500㎖) 제품 평균 가격은 2020년 상반기 3172원에서 올해 상반기 3168원으로 0.1% 감소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경쟁 수입맥주 제품인 기네스, 칭따오, 블랑 등은 2.2~9.0% 줄었다.

    업계에서는 하이네켄의 묶음행사 가격 조정으로 인해 연쇄적인 조정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물류 대란으로 인한 운송비와 기타 원가 상승은 다른 수입 맥주 업체에도 동일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그간 업계 1위가 가격 인상 등을 진행했을 때 후발 주자들은 따라왔었다”면서 “가격 상승 요인이 있는 만큼 다른 수입 맥주 업체들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