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마지막 일자리예산 31.1兆 편성… 올해보다 3.3% 늘어대선 앞 '퍼주기'지적 국민취업지원제도 예산 25%↑…표(票)퓰리즘 논란청년일자리 '희비'… 취업애로청년 채용지원금 신설 vs '인기' 청년내일채움공제 삭감
  • ▲ 노인일자리.ⓒ연합뉴스
    ▲ 노인일자리.ⓒ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인 내년도 일자리사업 예산이 올해보다 3.3% 늘어난 31조1331억원 규모로 운용된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을 채용하는 중소기업에는 최대 1년간 월 80만원을 준다. 노인 근로자를 더 채용하면 1인당 분기 30만원을 지급하는 고령자 고용지원금 사업도 함께 신설했다.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의 내년 일자리사업도 노인 단기 아르바이트성 일자리 위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세금 퍼주기식 사업이란 지적을 받았던 국민취업지원제도 예산을 대폭 늘리면서 표(票)퓰리즘 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3일 국회 문턱을 넘은 2022년도 정부 일자리사업 예산 규모는 총 31조1331억원이다. 올해 예산 30조1436억원보다 3.3%(9895억원) 늘었다. 내년 전체 본예산(607조7000억원)의 5.1%를 차지한다.

    사업별로 살펴보면 취업애로청년(14만명)을 채용하는 중소기업에 최대 1년간 월 80만원을 지원하는 '청년 일자리 도약장려금'을 신설했다. 예산 규모는 5000억원이다.

    고령자 고용지원금 사업도 6000명, 54억원 규모로 신규 추진한다. 60세 이상 근로자 수가 이전 3년 평균보다 늘어난 사업주에게 근로자 1명당 분기 30만원을 준다.

    장애인 신규고용장려금 사업도 80억원 규모로 신설했다. 장애인 근로자를 신규 고용한 사업주는 1년간 월 30만∼80만원을 받는다.

    저소득층의 취업·소득을 지원하는 한국형 실업부조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사업비가 1조5000억원으로 올해(1조2000억원)보다 25%쯤 증가했다. 저소득 구직자 60만명쯤이 대상이다. 이 사업은 저소득층 구직자에게 월 50만원씩 최장 6개월 동안 구직촉진수당을 주는 게 핵심이다.

    영세 사업장의 일용직 근로자와 예술인, 택배기사 등 특고(특수형태근로종사자)·플랫폼 종사자에 대한 사회보험료 지원 규모는 1조원으로 편성했다.

    중소기업 취업청년의 목돈마련을 정부가 보조하는 청년내일채움공제 예산은 1조3000억원을 배정했다. 올해 1조4000억원보다 1000억원 줄었다.

    내년 육아휴직 근로자 급여 예산은 1조5807억원으로 짜졌다. 올해 1조2486억원보다 26.5% 증가했다.
  • ▲ 일자리사업 예산 추이.ⓒ노동부
    ▲ 일자리사업 예산 추이.ⓒ노동부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일자리사업 예산도 질적인 측면보다는 양적 확대에 치중되게 짜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코로나19 이전부터 두드러진 현 정부의 일자리정책은 노인 단기 일자리를 늘리는 데 집중돼왔다. 지난달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74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65만2000명 증가했다. 나이별로 보면 60세 이상(35만2000명), 20대(16만8000명), 50대(12만4000명), 40대(2만명)에서 증가한 반면 30대에선 2만4000명 감소했다. 60세 이상 취업자가 전체 증가 폭의 54%를 차지한다. 우리 경제의 허리라 할 수 있는 30·40대 일자리는 소폭 늘거나 되레 줄었다.

    이런 가운데 내년에 신설된 일자리사업 중 60세 이상 근로자를 늘려 뽑으면 지원금을 주는 고령자 고용지원금 사업이 눈에 띈다. 내년에도 당장 통계 수치를 늘릴 수 있는 노인 단기 일자리 사업에 힘을 쏟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세금 퍼주기식 사업이란 지적을 받았던 국민취업지원제도 예산도 올해보다 25%쯤 대폭 늘었다. 문재인 정부는 총선 등을 앞두고 국민취업지원제도 수혜 대상자의 소득 기준을 계속 완화하는 등 표(票)퓰리즘을 강화해왔다.

    반면 청년들에게 인기 있고, 중소기업으로선 청년 인재의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는 청년내일채움공제 예산은 올해보다 예산이 1000억원쯤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