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1년간 가장 낮고, 카카오 10만원 붕괴4분기 실적 전망 어두워 반등 가능성도 낮아공정위의 플랫폼 사업자 규제 등 주가 악영향
  • 포털 대장주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나란히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4분기 실적 전망까지 어둡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10일 기준 종가는 33만 5000원이다. 지난해 12월 29일부터 8거래일 연속 하락했으며, 지난해 1월 21일 32만 2500원 이후 약 1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63조 1000억 원에서 54조 9564억 원으로 급락했다. 3위를 기록하고 있던 시가총액 순위는 3위에서 5위로 주저앉았다.

    카카오는 10일 기준 종가 9만 6600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4월 액면분할 이후 처음으로 10만 원선이 붕괴됐다. 시가총액은 43조 745억 원으로 전고점(75조 2461억 원) 대비 32조 원가량 줄어들었고 시총 순위는 8위까지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의 하락 배경으로 부진한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허제나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4분기 매출 1조 8536억 원, 영업이익 3529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연결 영업이익률은 이연성과급 반영, 글로벌 웹툰 및 페이향 마케팅비가 증가하며 시장 기대치를 약 9% 하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성종화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4분기 매출은 1조 7295억 원, 영업이익 1101억 원으로 동사 종전 전망치(매출 1조 8343억 원, 영업이익 1751억 원) 및 시장 컨센서스 전망치(매출 1조 7659억 원, 영업이익 2102억 원) 대비 매출은 소폭 미달, 영업이익은 대폭 미달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증시에서 대형 기술주를 필두로 성장주가 급락한 것 역시 네이버와 카카오에 악영향을 미쳤다. 최근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금리인상과 더불어 양적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금리 변동에 민감한 성장주에 대한 투자가 위축됐다.

    일각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식을 대량매도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에는 경영진의 먹튀 논란으로 인해 주가 하락이 가속화됐다.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로 선정됐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카카오페이 상장 한 달 만인 지난해 12월 임원 다수와 함께 카카오페이 주식 900억 원어치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스톡옵션 행사 이후 카카오페이의 주가는 약 15%가량 폭락했으며, 후폭풍으로 카카오를 비롯한 계열사 대부분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 밖에도 공정거래위원회가 네이버·카카오 등을 비롯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의 멀티호밍 제한과 자사 우대 등을 법 위반 행위로 명시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불공정거래 행위 심사에 사용하기로 하는 등 규제 강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렇듯 부정적인 상황이 겹치면서 증권가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췄다. DB금융은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기존 56만 원에서 52만 원으로 낮췄고 이베스트투자증권 역시 기존 54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삼성증권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기존 18만 원에서 16만 원으로 낮췄으며, 한국투자증권은 16만 원이던 목표주가를 14만 5000원으로 조정했다.

    성종화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플랫폼 랠리(증시가 약세에서 강세로 전환)가 단기 일단락된 상황에서 실적흐름도 밸류에이션에 비해선 차분한 상황”이라며 “플랫폼 비즈니스 관련 에너지 축적 및 새로운 모멘텀 확보까지는 긴 호흡 접근이 현실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