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 브랜드 떼고 '밀구름 위트 에일'로 공급중소 맥주제조사와 갈등… 브랜드 일제 교체홈페이지, SNS에서도 조용한 제품 리뉴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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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비맥주
    오비맥주가 지난해 출시된 이후 중소 수제맥주사와 상표권 갈등을 겪던 ‘라온 위트 에일’의 브랜드를 ‘밀구름 위트 에일’로 전면 교체했다. 지난해 말 ‘라온’이라는 상표를 두고 상표권 분쟁이 지속되자 제품 공급을 중단, 올 초부터 리뉴얼된 새로운 브랜드로 공급하기 시작한 것. 

    눈길을 끄는 것은 별도의 공지나 제품 안내 없이 조용한 리뉴얼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1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자회사 핸드앤몰트는 올 초부터 일선 주류유통사에 ‘밀구름 위트 에일’의 공급을 시작했다. 이 제품은 지난해 출시 후 적잖은 논란을 빚던 ‘라온 위트 에일’과 같은 제품이다. 디자인과 패키지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라온’이라는 브랜드를 ‘밀구름’으로 교체한 것이 특징.

    밀 맥주 특유의 부드러운 맛과 바닐라 향으로 인해 브랜드 패키지에도 구름, 열기구, 돛단배 등을 넣은 기존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로서 제품이 출시된지 약 반년만에 제품명이 ‘밀구름 위트 에일’로 교체된 것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주력 상품이 아니었던 만큼 올해 초부터 재고가 소진되는 대로 ‘밀구름 위트 에일’을 공급하고 있다”며 “주류 유통사의 판단에 따라 최근 들어 편의점 등에서 제품을 선보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이 과정에 브랜드 교체에 대한 공지나 안내조차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심지어 핸드앤몰트 사이트나 공식 SNS에서조차 제품을 찾을 수 없다.

    기존 ‘라온 위트 에일’을 마셔보지 않은 사람은 신제품으로 오인할 정도다. 오비맥주가 이처럼 소리 소문 없이 브랜드를 고쳐 단 배경에는 지난해 ‘라온’을 둘러싼 갈등이 있다. 

    ‘라온 위트 에일’은 지난해 7월 수제맥주 바람을 타고 출시된 제품 중 하나다. 하지만 중소 맥주업체인 코리아에프앤티의 ‘라온 맥주’와 상표가 유사한 것이 문제가 됐다.

    오비맥주는 국세청과 식약처에 각각 3~4월에 상표 사용 신고서를 제출했지만 정작 상표권은 출원은 7월에 이뤄졌고 코리아에프앤티는 이보다 앞선 5월에 ‘라온’ 상표권을 출원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오비맥주는 이에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해당 제품의 공급을 중단한다고 선언한 상황. 이후 조용한 브랜드 교체가 추진됐다. 이런 오비맥주의 판단은 양사의 갈등이 촉발되기 시작한 11월부터 본격화됐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이미 ‘밀구름 위트 에일’의 상표권을 출원하면서 브랜드 교체 작업에 착수했던 것. 

    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가 ‘라온’ 브랜드가 문제되자 중소 맥주사와의 불필요한 갈등 구도를 피하기 위해 브랜드 교체라는 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며 “같은 제품의 브랜드가 교체되는 이례적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조용한 리뉴얼에 들어갓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오비맥주 관계자는 “브랜드 출시 후 계획된 일정에 따라 홍보 등의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