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산업생태계 변화·양적완화 정책에 신흥 부자 급증벤처·스타트업 경영진 등 뉴리치 공략 위해 서비스 강화미래·삼성證, 특화점포 개설…NH證, 신설법인 컨설팅 전담조직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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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들이 벤처·스타트업 창업자 등 젊은층 신흥 부유층을 타깃으로 한 차별화된 VVIP 서비스를 잇따라 강화하면서 이른바 '뉴리치(new rich)' 투심 확보에 나서 주목된다. 그동안 전통 부자를 중심으로 운용됐던 자산관리(WM) 방식에서 벗어나 신흥 자산가들의 니즈를 틈새 공략하며 한층 치열해진 WM 서비스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8일 글로벌 컨설팅업체 캡제미니(Capgemini)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자산 100만달러 이상을 소유한 세계 부유층은 2080만명으로 전년 대비 6% 증가했다. 금융자산이 3000만달러를 넘는 초부유층은 20만명으로 10% 늘었다.

    지난해 100만달러 이상 신흥 자산가 대부분은 기업공개(IPO), 회사 매각 등 방식을 통해 자산을 급격히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산업 생태계가 변하고, 각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과 맞물려 부호들의 지형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향후 10년간 글로벌 자산시장은 벤처·스타트업 기업 오너 등 이들 신흥 부유층이 전통부자 대비 2배 이상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연구 조사 결과, 오는 2030년엔 뉴리치가 보유한 자산이 전체 부유층 자산의 절반 수준을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최근 벤처·스타트업 등을 거치며 빠르게 성장한 기업의 임직원을 중심으로 뉴리치가 크게 늘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대형 증권사들은 중심으로 그동안 전통부자 중심으로 운용됐던 자산관리 방식에 차별화된 전략이 시도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초고액 자산관리에 힘주고 있는 대형사를 중심으로 증권사들은 '뉴리치' 공략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특화점포를 통해 뉴리치 공략에 나섰다.

    지난 25일 이 회사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원타워에 제2본사를 열었다. 한국 실리콘밸리로 대표되는 판교에 위치한 국내 정보기술(IT) 대표 기업들과 젊은 경영자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판교테크원타워엔 네이버 계열사와 IT기업, 태평양 등 대형 법무법인 등이 입주해 있다.

    자산운용특화점포 투자센터 판교로 명명되는 이곳엔 본사 연금 부문을 이전해 연금·글로벌 투자·세무·부동산 등 분야별 전문가를 배치해 법인과 개인 고객에게 토털 금융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세무 전문가인 정상윤 센터장과 글로벌투자·세무·연금 등 다양한 분야에 강점이 있는 자산관리매니저를 전진 배치했다. 본사 전문가그룹 등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초개인화된 전문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는 물론 기업 경영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 등 경영인 인생 전반에 걸친 종합적인 솔루션을 업그레이드해나갈 예정이다.

    삼성증권도 뉴리치 전담 센터를 꾸리며 WM 명가 지위를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8일 신생 성장기업의 발전 단계에 따라 금융·비금융을 망라해 맞춤형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뉴리치 전담 조직 '더 SNI 센터(The SNI Center)'를 서울 강남파이낸스센터에 개설했다.

    이 조직은 삼성증권 역량을 총동원해 기업 자금 조달·사업 확장·지분 관리·자금 운용 등 기업 성장 단계별로 필요한 금융 서비스는 물론 인재 개발·제도 운영과 같은 비금융 분야 컨설팅까지 제공하는 신개념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뉴리치와의 네트워킹이 가능하며 기업금융(IB)에 강한 인력으로 구성해 고객과 눈높이를 맞췄다. 기업별 다양한 니즈에 부응할 수 있도록 경영진·기관 투자자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 경험이 풍부한 PB 11명을 선발해 배치했다.

    뉴리치 특성상 금융기관 전문성과 지원받을 수 있는 폭넓은 네트워크, 상품의 차별성 등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만큼 기존 전통 부유층 고객과는 결이 다른 차별화된 니즈를 충족하는 데 집중한다. 벤처·스타트업 등 성장기업 임직원 대상 영업을 통해 초부유층 자산관리 2.0시대를 열어간다는 포부다.

    NH투자증권은 신설법인 컨설팅을 담당할 전담 조직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프리미어블루 본부 산하 패밀리오피스지원부를 신설했다. 해당 부서는 설립된 지 5년 이내 법인들에 대한 컨설팅을 전담한다.

    신설 법인에겐 생경한 세무조사에서부터 IPO 자금조달 등 기업 경영에 필수적인 폭넓은 컨설팅을 제공한다. IB 경력 16년 이상 시니어 IB 전문 인력을 배치하는 등 시의적절한 컨설팅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컨설팅 신청법인은 대체로 젊은 뉴리치에 해당하는 벤처·스타트업들이다. 현장 PB들을 통해 법인 컨설팅을 필요로 하는 뉴리치들의 니즈가 상당하다는 점을 착안, 틈새 공략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고액자산가를 유치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WM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증권사들은 돌파구 중 하나로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하는 신흥 자산가들의 니즈를 공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