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영업익, 전년比 19% 증가…개선세 지속 전망채산성 높은 주택사업 기반 양호한 영업현금흐름 시현바이오가스 등 신사업 진출도 병행… 정몽원 회장 신뢰도 탄탄
  • ▲ 이석민 한라 대표이사 사장. ⓒ한라
    ▲ 이석민 한라 대표이사 사장. ⓒ한라
    이석민 한라 대표의 연임이 점쳐진다. 취임 당시 고꾸라졌던 영업실적을 회복한 것은 물론 수주경쟁력 제고를 통해 먹거리를 확보했다. 또한 신사업 진출에도 적극 나서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는 평이다.

    1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라는 올해 1조4826억원, 영업이익 949억원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잠정)에 비해 매출(1조4752억원)은 0.49%, 영업이익(791억원)은 19.8%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 기준 2018년 598억원을 저점으로 2019년 676억원, 2020년 966억원 순으로 우상향 기조를 지속할 전망이다.

    김승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라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자체사업에다 2분기부터 주택 착공물량이 늘면서 실적 증가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적 반등의 실마리를 제공한 것은 이석민 대표다.

    이 대표는 2019년 취임 이후 실적 회복을 위해 채산성 높은 주택사업 비중을 늘려 왔다.

    지난 2018년 3737억원에 그쳤던 건축사업 매출은 2019년 6398억원, 2020년 9214억원으로 확대됐다. 이 기간 건축사업 비중 역시 2018년 28.8%에서 2019년 49.0%, 2020년 58.9%로 꾸준히 증가했다.

    분양물량 역시 2019년 3000가구, 2020년 3500가구, 지난해 6000가구, 올해 8000가구(예정) 등으로 지속해서 늘고 있다.

    특히 개발사업 확대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힘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양평 한라비발디(1602가구)', '부천 소사역 한라비발디(160가구)'를 공급한데 이어 올해 '이천부발 한라비발디(774가구)', '인천작전 한라비발디(340가구)' 등을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대규모 단지 수주에도 성공하는 등 먹거리도 확보했다. 9월 서울 중구 황학동 '청계천 주상복합 신축공사(404가구)'를 수주했으며 10월 경기 시흥시 은행2지구 B블록 공동주택 사업(1297가구) 시공사로 선정됐다.

    시흥시 은행동 일대 '신극동아파트 가로주택정비사업(218가구)'을 수주하면서 가로주택정비사업에도 첫발을 내디뎠다.

    주택사업에서 탄력을 받으면서 2조2000억원 규모의 신규수주를 달성했고 이에 힘입어 역대 최고 수준인 5조원대 수주잔고를 기록중이다.

    배영찬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부동산 규제로 대형 주택사업 진행이 더디지만 한라가 주력하는 중소 규모 사업은 활성화되고 있어 건축부문에서 연간 1조원대의 수주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8000가구 안팎의 주택공급을 통해 외형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조합원 물량이 확보된 지역주택사업과 채산성 높은 자체사업 본격화로 양호한 수익성을 시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 한라의 부문별 매출 구성 및 추이. ⓒ나이스신용평가
    ▲ 한라의 부문별 매출 구성 및 추이. ⓒ나이스신용평가
    이와 함께 한라는 기존 사업의 순항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신사업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라는 2025년까지 건설업 70%, 비건설업 30%로 사업구조를 재편한다는 목표로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라는 지난해 국내 유일의 기체 분리막 양산 전문기업 '에어레인'에 1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결정, 지금까지 총 40억원을 투입했다. 에어레인의 바이오가스 사업과 연동해 수소 사업 진출 등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7월에는 생활 세제 OEM 업체인 켐스필드코리아에 옐로씨에스오엘성장PEF를 통해 약 200억원, 3월 한국자산평가에서 씨엘바이아웃PEF를 통해 340억원을 투자하는 등 투자를 통한 매출구조 다변화에도 나섰다.

    한라 관계자는 "주택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안정적인 매출을 시현하고 있다"며 "스타트업과 협업이나 자회사 사이에서도 시너지를 낼 다양한 방안으로 신사업 분야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올해도 작년 수준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연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2019년 2월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이 대표의 임기는 3월 말까지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의 복심으로 잘 알려진 이 대표는 대우그룹 출신으로, 1993년 만도기계에 들어오면서 그룹에 합류했다.

    1995년부터는 비서실장으로 임명돼 정몽원 회장의 뜻을 가장 잘 알고, 잘 전달할 수 있는 사람으로 직원들과의 소통창구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그룹 내 평판도 좋았다는 후문이다.

    그러다 한라를 기반으로 그룹 재건이 시작될 때부터는 비서실장에서 물러나 전문경영인으로 길을 걸었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한라 기획실장으로 일했으며 2008년부터 만도의 인사, 구매, 영업 총괄 부사장 등을 지냈다.

    2013년부터는 한라인재개발원 원장으로서 인재 개발 및 전략자산 확보 등에 집중했다. 그룹이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먹거리 발굴에 매진하던 시기다. 이 대표가 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그룹은 한라홀딩스를 중심으로 한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2018년 이 대표는 한라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에 임명됐다. 정몽원 회장은 이 대표에게 '그룹 공통 총괄' 지위까지 부여하며 힘을 실어줬다.

    그룹의 주력 사업인 자동차부품산업과 건설업이 동반 침체로 어려운 가운데 발표된 인사라 더 의미가 컸다. 위기 대응 차원에서 이 사장을 중심으로 조직의 운영전략을 새롭게 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불과 서너달만인 2019년 3월 이 사장은 다시 한라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한라가 특별세무조사와 실적 부진의 이중고에 빠지자 구원투수로 급히 등판한 것이다.

    이 사장은 한라의 재무구조 개선과 일감 확보 등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실제 지난해 2분기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기평은 한라의 신용등급을 2013년 12월 이후 7년여 만에 'BBB+(안정적)'로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