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차 전기본 실무안 … 2038년까지 추가 필요설비 10.6GW반도체·AI 전력수요 반영 … 태양광·풍력 3배 이상 확충원전 35.6%·신재생 32.9%·수소 5.5% … 무탄소 발전 70% 목표
  • ▲ 월성 원자력발전. ⓒ정상윤 기자
    ▲ 월성 원자력발전. ⓒ정상윤 기자
    정부가 전력 수급 안정을 위한 전력 수요 예측과 설비 구성 등이 담긴 중장기 계획 밑그림을 공개했다. 반도체·인공지능(AI) 산업 등의 증가에 전력 수요를 대응하기 위해 2038년까지 신규 원전 3기와 소형모듈원전(SMR) 1기 증설 계획을 반영했다. 또 현재 40%에 못 미치는 무탄소에너지(CFE) 비중을 2038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1일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실무안을 전기본 자문기구인 총괄분과위원회에서 마련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이번 실무안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 관계 부처 협의 등을 거쳐 정부 초안을 마련한 뒤 국회 보고와 공청회 등의 절차를 밟아 최종적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전기본은 전기사업법에 따라 전력 수급의 안정을 위해 전력 수요를 예측하고 이에 따른 전력 설비와 전원 구성을 설계하는 중장기(15년) 계획이다. 2년 단위로 수립·시행된다. 이번 11차 계획의 적용 기간은 올해부터 오는 2038년까지다.

    ◇ 반도체 산업·AI데이터센터 전력수요↑ … 신규 필요설비↑예상

    제11차 전기본 실무안에 따르면 2038년 최대 전력 수요는 128.9GW(기가와트)다. 올해 최대수요 98.3GW에서 보다 30.6GW 증가했다. 적정예비율(22%)를 고려하면 2038년까지 필요한 설비는 157.8GW다. 재생에너지 보급전망(2038년 120GW, 실효용량 기준 13GW) 등을 감안할 때의 확정설비는 147.2GW이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으로 향후 투자 급증이 예상되는 반도체 산업, AI의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산업부문을 중심으로 전기화 수요 등 계량모형이 예측한 추세에 전력수요를 합산, 2038년 16.7GW의 전력수요를 추가로 반영했다.

    2038년 수요관리목표는 한전 등이 참여하는 에너지공급자 효율향상 의무화제도(EERS·nergy Efficiency Resources Standards) 목표를 기초로 수요반응자원(DR) 확대 등 기타 수요관리 수단을 반영해 16.3GW로 도출됐다.

    제11차 전기본 실무안에 따르면 연도별 확정설비와 기간별 설비예비율을 감안하면 2031년 이후부터 설비가 부족할 것으로 봤다. 기간별 부족설비 물량을 살펴보면 2031~2032년 2.5GW, 2033~2034년 1.5GW, 2035~2036년 2.2GW, 2037~2038년 4.4GW다. 이에 따라 새로 계획해야 하는 발전 신규 필요 설비 용량은 10.6GW의 발전설비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 ▲ 필요설비 산정 과정ⓒ산업통상자원부
    ▲ 필요설비 산정 과정ⓒ산업통상자원부
    ◇ 대형원전 3기·SMR 1기 증설 반영

    이같은 수요를 안정적으로 조절하기 위해서는 원자력발전의 경우 건설 중인 새울 3‧4호기, 신한울 3‧4호기 등 10차까지의 준공과 계속운전 계획을 반영했다. 또 2038년까지 현재 26기에서 2038년 총 30기를 가동될 계획이다. 전기본에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들어간 것은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구체적으로 원전 3기와 함께 한국수력원자력 주도로 개발 중인 I(혁신형)-SMR설비 1기를 증설할 방침이다. 2034∼2035년에 걸쳐 모듈별로 건설을 마치고 운영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요와 공급 추계했을 때 2037년 이후에 부족한 물량이 4.4GW로, 1기당 1.4GW인 대형원전을 건설한다고 가정할 때 산술적으로 최대 3기 건설이 가능한 물량"이라면서 "대형원전의 경우 부지확보 등 기간을 포함 167개월 건설기간이 필요해 2037년 이후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설비계획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신재생에너지는 2030년의 경우 현재의 계통여건과 추진환경을 반영한 태양광‧풍력의 보급전망은 10차에서 예상된 보급전망(65.8GW) 대비 낮다. 태양광·풍력 설비용량은 2022년 23GW에서 2030년 72GW로 3배 이상 확대한다.

    2038년까지 태양광‧풍력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보급은 증가해 관련 설비용량은 115.5GW, 수력·바이오 등을 포함한 재생에너지 전체는 119.5GW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화력에너지는 10차에서 확정된 노후석탄의 LNG 전환은 유지하면서 2037~2038년에 설계수명 30년이 도래하는 석탄발전 12기는 양수‧수소발전 등 무탄소전원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반영했다. 
  • ▲ 발전량 및 발전비중(안) (단위:  TWh, %)
    ▲ 발전량 및 발전비중(안) (단위: TWh, %)
    ◇ 무탄소에너지 시대 도래

    2038년에는 신규 원전이 진입하고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발전도 대폭 증가하면서 현재  40%에 못 미쳤던 CFE의 비중이 70%에 달할 것으로 봤다.

    11차 전기본 실무안 따르면 발전원별 구성 비중은 2030에서 2038년 기준 원전은(31.8→35.6%), 신재생에너지 (21.6→32.9%), 수소 암모니아 (2.4→5.5%), 기타(1.7→4.6%)확대됐으나 석탄과 17.4%에서 10.3%, LNG는 21.5%에서 11.1% 감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탄소 발전은 47.1%에서 29.8%로 감소하며 무탄소는 52.9%에서 70.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3월 정부에서 발표한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에 따르면 전환부문의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400만톤(t) 상향됐다. 이번 전기본 실무안에 반영된 설비계획이 이행된다면 10차보다 증가한 신재생·수소발전에 힘입어 상향된 NDC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을 봤다.

    산업부 관계자는 "2038년 전력수요대응과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필요한 신규원전 물량을 도출해 원전 생태계의 정상화를 견인하는 한편, 2038년 무탄소전원(CFE) 70% 달성으로 CFE 연합을 이끄는 책임있는 국가로 걸맞는 목표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력발전에 있어 노후 석탄발전의 일반 LNG 전환을 중단하고 양수‧수소발전 등으로 전환하도록 권고해 무탄소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한편, 열병합 발전은 전기본 체계 하에서 합리적으로 용량을 관리해나가는 방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