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8814억 지급, 5개월째 1조 하회… 감소세 멈춰, 4개월만에 최대고용보험 가입자 1440만명… 숙박음식·운수 등 모든 업종서 증가모든 나이대에서 늘어… 60세 이상 비중 42.5%, 3040은 13.7% 그쳐
  • ▲ 실업급여 설명회장.ⓒ연합뉴스
    ▲ 실업급여 설명회장.ⓒ연합뉴스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과 계약종료 등으로 퇴직자가 늘어나는 계절적 요인까지 겹치면서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가 1월 기록 중 역대 2번째로 많은 18만7000명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고용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했으나 실업급여 현황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고용쇼크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업을 포함해 모든 업종에서 1년 전보다 늘었다. 다만 60세 이상이 증가 폭의 42.5%를 차지해 여전히 노인 비중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14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1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활동을 한 실업자에게 준 실업급여 지급액이 881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8억원(-8.2%) 감소했다. 5개월 연속 1조원을 밑돌았다. 애초 올해 초 실업급여 지급액은 오미크론 확산으로 다시 1조원을 웃돌 가능성이 점쳐졌었다. 다만 감소세는 멈췄다. 지난해 10월(8877억원) 이후 가장 큰폭으로 반등했다.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은 60만1000명이다.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많았다. 신규 신청자는 18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5000명 적었다. 지난해는 1월 신규 신청자가 역대 최대인 21만2000명을 기록했었다. 지난해 8월 이후 10만명을 밑돌다 12월(10만2000명) 다시 10만명대로 늘어난 후 두달 연속 10만명 이상을 기록했다.

    산업별로는 건설업(-8000명)과 숙박·음식(-7000명), 공공행정(-4000명) 등에서 주로 감소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11월10일 페이스북에 "취업자가 코로나19 발생 이전 고점인 2020년 2월의 99.9%로 회복됐다"고 적었다.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현황은 지난해보다 개선됐다. 그러나 정부가 99.9% 수준으로 고용이 회복됐다던 2020년 2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악화한 모습이다. 2020년 2월 신규 신청자 수는 10만7000명으로, 지난달 신규 신청자의 57.2% 수준이었다. 수급자도 2020년 2월에는 53만6000으로 지난달보다 6만5000명이나 적었다. 실업급여 지급액도 7819억원으로 지난달보다 995억원이나 적었다. 2020년 1월과 비교하면 신규 신청자 수는 1.07배로 줄지만, 대신 수급자와 지급액은 늘어난다.

    노동부는 노동시장 회복 등으로 지난달 신규 신청자와 지급액 등이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일자리 사업 조기 착수로 착시효과가 나타났을 뿐 고용쇼크는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방증인 셈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30일 제51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취약계층 일자리 회복을 위해 올해 노인·장애인·청년 등을 대상으로 직접일자리 105만6000개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보다 4만9000개 늘어난 규모로, 1월에만 60만명 이상을 조기 채용하겠다고 했었다.
  • ▲ 연령별 고용보험 가입자수(천명, %, 전년동월대비)ⓒ노동부
    ▲ 연령별 고용보험 가입자수(천명, %, 전년동월대비)ⓒ노동부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440만1000명이다. 지난해보다 54만8000명(4.0%) 증가했다. 증가 폭은 지난해 9월 39만명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째 커졌다. 노동부는 내수 개선과 수출 호조, 비대면·디지털 전환 등 산업구조 개편으로 고용보험 가입자가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우리산업의 근간인 제조업(364만2000명)은 1년 전보다 8만8000명(2.5%) 늘었다. 수출 호조와 내수 개선에 힘입어 전자통신, 식료품, 전기장비 등 대부분 업종에서 증가했다. 서비스업(985만9000명)도 1년 전보다 42만6000명(4.5%) 늘었다. 서비스업 중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업(66만4000명)은 3만7000명(5.9%) 증가했다. 숙박·음식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재작년 5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9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하다가 지난해 12월 들어 증가로 돌아섰다. 운수업(64만2000명)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12월 19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선 뒤 지난달 1만1000명(1.7%) 증가했다. 다만 숙박·음식업, 운수업의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기 직전인 2020년 1월 수준에는 못 미쳐 체감되는 여건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기저효과 등으로 지난해 8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11월 12만9000명까지 줄었던 공공행정은 지난달 1만2900명이 늘어 다시 증가로 돌아섰다.

    나이별로 보면 모든 나이대에서 고용보험 가입자가 늘었다. 29세 이하 8만3000명, 30대 1만9000명, 40대 5만6000명, 50대 15만7000명, 60세 이상에서 23만3000명이 각각 늘었다. 지난해 8월까지 나 홀로 감소세를 이어갔던 30대는 9월(2000명)부터 5개월째 증가했다. 증가 폭도 커졌다. 하지만 여전히 60세 이상의 비중이 컸다. 60세 이상의 증가 폭은 전체의 42.5%를 차지했다. 우리 경제의 허리라 할 수 있는 30·40대 비중은 13.7%에 그쳤다.

    한편 노동부가 매월 발표하는 노동시장 동향은 고용보험 가입자 중 상용직과 임시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다. 고용충격에 민감한 자영업자와 특수고용직 종사자, 프리랜서, 초단시간 노동자 등은 조사대상에서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