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만에 최대폭 증가…12개월째 증가세1년전 47.3만명 급감 영향…공공일자리도 31.6만명↑모든 나이대 증가…60세이상 45.1만명 vs 30·40대 5.2만명
  • ▲ 일자리.ⓒ연합뉴스
    ▲ 일자리.ⓒ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확산에도 지난달 취업자 수가 100만명 이상 늘어 두달 연속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1년 전 취업자가 50만명 가까이 급감했던 기저효과에 공공·준공공부문에서 30만명 이상 취업자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 늘어난 취업자 10명 중 4명은 60세 이상 노인이었다.

    16일 통계청이 내놓은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740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03만7000명(3.9%) 증가했다. 2월만 놓고 보면 2000년(136만2000명) 이후 22년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1월(113만5000명)보다 증가폭이 다소 줄었으나 2개월 연속 100만명대 증가세를 보였다. 취업자 수는 지난해 3월 이후 12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달처럼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 지난해 2월 취업자 수는 2636만5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47만3000명(-1.8%) 감소했었다. 정년퇴직자와 계약만료자 등 노동시장 이탈자가 쏟아지는 계절적 요인에 코로나19발 고용 한파까지 겹친 탓이었다.

    수출 호조에 비대면·디지털로의 산업 전환 그리고 오미크론 확산에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둔감 등도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내놓은 '2월 경제동향'에서 "급속한 코로나19 확산세가 서비스업 등 내수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과거보다 제한적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산업별로 보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재원이 많이 투입되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25만4000명), 운수·창고업(13만5000명), 정보통신업(12만8000명) 등에서 주로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으며 지난해 2월 23만2000명 급감했던 숙박·음식점업은 5만5000명 늘며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증가폭은 1월(12만8000명)보다 둔화했다.

    우리 산업의 중추이면서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은 3만2000명 증가했다. 증가폭은 1월(6만6000명)의 반 토막으로 둔화했다.

    정부·지자체의 재정일자리 사업 조기 착수도 한몫했다.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에서 6만2000명 늘었다. 보건복지 등 준공공부문 취업자 수까지 합하면 31만6000명 규모다.

    반면 도·소매업(-4만7000명), 협회·단체 및 수리·기타개인서비스업(-3만2000명), 금융·보험업(-4000명)에선 취업자가 줄었다.
  • ▲ 재정일자리.ⓒ연합뉴스
    ▲ 재정일자리.ⓒ연합뉴스
    나이별로는 60세 이상(45만1000명)과 20대(21만9000명), 50대(27만2000명), 40대(3만7000명), 30대(1만5000명) 등 모든 나이대에서 늘었다. 지난달 2만2000명 증가하며 2020년 3월(-10만8000명) 이후 23개월 만에 감소세를 멈춘 30대 일자리는 2개월 연속 증가했다. 다만 여전히 노인 일자리가 증가를 견인했다. 지난달 증가 폭의 43.5%를 60세 이상에서 차지했다. 우리 경제의 허리라 할 수 있는 30·40대 증가폭의 8.7배에 달하는 규모다.

    정부는 30·40대 고용 회복이 눈에 띄게 더딘 것과 관련해 '인구 감소'를 원인으로 설명하며 고용률(인구 대비 취업자 수의 비중)을 함께 봐야 한다는 태도다. 하지만 인구가 1년 전보다 줄어든 20대(-8만6000명)와 30대(-13만5000명)·40대(-7만4000명)의 고용률 증가를 보면 20대 4.1%포인트(p), 30대 1.7%p, 40대 1.2%p로 30·40대 고용률 증가가 20대보다 크게 더디다. 이는 30·40대가 주로 풀타임 일자리를 원하고, 정부가 20대를 대상으로 전산보조 등 단기 아르바이트성 공공일자리를 대거 공급해온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6만3000명 증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7.4%로, 지난해보다 2.6%p 올랐다.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76만7000명(5.2%), 임시근로자는 34만2000명(8.2%) 각각 늘었다. 반면 일용근로자는 14만9000명(-12.3%) 줄었다. 10개월째 감소했다. 감소폭은 전달(-6만명)보다 2배 이상 커졌다.

    골목상권 고용한파는 여전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가 3만9000명 증가했지만,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도 7만5000명이나 늘었다.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는 지난해 12월에 3년여 만에 처음으로 반등한 뒤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취업시간대별 취업자 현황을 보면 일주일에 36시간 이상 일하는 취업자는 2077만9000명으로 97만3000명(4.9%) 늘었다.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602만1000명으로 16만명(2.7%) 증가했다. 주당 1~17시간 단시간 근로자는 223만6000명으로 11만1000명(5.2%) 늘었다.

    직장은 있지만 잠재적 실업자로 분류되는 '일시 휴직자'는 60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9만7000명(-13.8%) 감소했다.

    경제활동인구는 2835만6000명으로 지난해보다 63만8000명(2.3%)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85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41만2000명(-2.4%) 줄었다. 12개월째 감소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은 247만명으로 10만3000명(-4.0%) 줄었다. 나이별로는 20대에서 8000명 늘고, 30대는 1년 전과 같았다. 최근 1년 이내 구직 경험이 있고 취업을 원하지만 노동시장의 사유로 일자리를 못구한 구직단념자는 51만3000명으로 지난해보다 23만9000명 감소했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95만4000명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9만9000명(-29.5%) 줄었다. 실업률도 3.4%로 1.5%p 내렸다. 집계 기준을 변경한 1999년 6월 이후 2월 기준으로 역대 최저치다.
  • ▲ 홍남기 부총리.ⓒ연합뉴스
    ▲ 홍남기 부총리.ⓒ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2월에는 전년 기저에 따른 영향이 1월과 비교해 대폭 축소되었음에도 1월에 버금가는 취업자 수 증가를 기록했다"며 "고용 상황의 뚜렷한 개선 추세를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다만 홍 부총리는 "2월 고용에는 방역인력 소요의 일시적 확대, 정부 일자리 사업의 본격 시행 등에 따른 영향이 일부 있고, 도소매업, 일용직 등 코로나19 피해업종·계층의 어려움도 지속하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