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 4.4억갑… 우상향 지속시장 성장에 국내 사업자 재편 가속화불안한 국제 정세에 수출 문턱 높아… 경쟁 '치열'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늘어나기 시작한 국내 전자담배 판매량이 처음으로 '4억만갑'을 돌파했다. 반면 일반 담배는 매년 수요가 줄고 해외 정세 변화에 따른 수출 문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30일 기획재정부의 ‘2021년 담배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 판매량은 4억4000만갑으로 전년 대비 17.1% 증가했다. 2017년 7800만갑 수준이었던 전자담배 판매량은 이듬해 3억3200만갑으로 폭증한 데 이어 2019년 3억6300만갑, 2020년 3억8000만갑으로 상승세를 이어왔다.

    반대로 일반 담배 판매량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 2017년 34억4000만갑이었던 판매량은 2020년 32억1000만갑, 지난해 31억5000만갑으로 8.4%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상대적으로 냄새가 덜한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 증가가 가속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이 성장하면서 국내 전자담배 판매 사업자간의 구도도 재편되고 있다.

    ‘아이코스’를 내세워 국내에 진출했던 2017년 당시 한국필립모리스의 전자담배 스틱 점유율은 90%에 육박했다. 이후 KT&G가 ‘릴’, BAT로스만스가 ‘글로’를 통해 추격을 시작하면서 시장은 격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국내 전자담배 스틱 점유율은 한국필립모리스가 45%, KT&G 42%, BAT로스만스 13%를 기록하며 상위 2개사간 점유율은 3%P 수준으로 좁혀졌다. 올해 2월에는 KT&G가 점유율 45%를 처음으로 넘어서며 43%를 기록한 한국필립모리스를 제치고 처음으로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물류 운임 상승에 더해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갈등으로 인한 ‘러시아 보이콧’ 움직임 등으로 해외 수출 문턱이 높아진 만큼, 올해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경쟁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또 글로벌 기업인 미국 월마트 일부 점포에서 일반 담배의 판매가 중단된 것도 악재로 꼽힌다.

    KT&G는 2018년 ‘릴 하이브리드’를 출시한 이후 ‘릴 하이브리드 2.0’, ‘릴 솔리드 시리즈’ 등을 매년 선보이며 소비자를 끌어 모았다. 통상 궐련형 전자담배 배터리의 수명이 1년 안팎으로 추정되는 만큼, 소비자들의 기기 교체시기를 겨냥한 것이 주효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분위기 반전을 위해 지난해 새 모델인 ‘아이코스 일루마’와 관련된 상표를 출원하는 등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지만 명확한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해 6월 출시를 점치고 있다.

    아이코스 일루마는 지난해 8월 일본 시장에 선보인 제품으로 기존 히팅 블레이드 대신 전용 스틱 ‘테리아’ 내부에 금속을 삽입해 가열하는 방식으로 기존 제품이 가지고 있던 잔여물 청소 등의 불편함을 없앤 것이 특징이다.

    아이코스 기기 이용자를 대상으로 포인트 적립 기준에 따라 등급별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아이코스 클럽’ 운영도 시작했다. 올해 1월부터는 홈페이지 회원을 대상으로 ‘아이코스 3듀오’를 정가의 절반 수준인 7만9000원에 판매하는 프로모션도 전개했다.

    BAT로스만스는 ‘글로 프로’ 후발 모델인 ‘글로 프로 슬림’을 선보이고 전용 스틱 신제품을 출시했다. 온라인에 한정됐던 판매 채널도 편의점 등 오프라인으로 확대하며 수요를 끌어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기존 궐련 담배가 시장의 주축이긴 하지만 궐련형 전자담배의 성장세가 상당한 만큼 제조업체들도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유해성 저감 연구 결과 등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만큼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