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분리 후 일감 몰아주기 의혹 벗어지난해 창사 최대 실적 경신… 성장세 지속LX그룹 신사업 추진에 현금 필요성 제기
  • ▲ LX판토스 부산신항물류센터 전경.ⓒLX판토스
    ▲ LX판토스 부산신항물류센터 전경.ⓒLX판토스
    LX판토스가 호실적을 토대로 기업공개(IPO)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X판토스의 기업공개(IPO) 추진 가능성이 다시금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LX판토스는 LX인터내셔널이 지분 51%를 갖고 있는 자회사로 지주회사 LX홀딩스의 손자회사다. 출범 당시부터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에 힘입어 그룹의 캐시카우로 불려왔다. 

    지난해 기준 LX인터내셔널의 지난해 매출액 16조6865억원 가운데 LX판토스가 내는 물류 부문 매출만 46.5%에 달한다. 영업이익도 6562억원의 54.9%인 3604억원이 LX판토스에서 나왔다. 

    LX판토스의 IPO 가능성은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하지만 일감몰아주기 논란에 발목을 잡히며 상장이 지체 돼왔다. 판토스 전체 매출의 60% 이상이 LG계열사를 대상으로 발생한다. 하지만 LX판토스는 그룹 분리 이후 계열분리 요건을 충족시키며 부담을 덜어낸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14일 구본준 LX 회장은 개장 전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보유 중인 ㈜LG 지분 7.72% 가운데 4.18%를 외부 투자자에게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이에 따라 구 회장의 ㈜LG 보유 지분은 종전 7.72%에서 2.04%로 줄었다. 구형모 LX홀딩스 상무 등 회장 일가가 보유한 ㈜LG 지분 전체도 2.96%만 남게 돼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 요건인 동일인 관련자 지분 3% 미만을 충족했다.

    시장에선 LX그룹의 사세 확장이 속도를 내고있는 만큼 LX판토스의 증시 입성이 추진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LX판토스의 IPO로 실탄을 마련한 뒤 본격적으로 미래 먹거리 발굴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LX그룹은 최근 LX인터내셔널이 한국유리공업 지분 전부를 인수한 데 이어 LX판토스도 북미 지역 물류 기업 지분투자에 나서는 등 거침없는 사세확장에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해에는 LX인터내셔널이 지난해 친환경, 전자상거래, 플랫폼 개발, 의료진단 서비스 등 7개 부문을 사업 목적으로 추가하기도 했다. LX그룹이 당분간 적극적으로 신사업 추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넉넉한 현금은 필수다. 

    상황은 나쁘지 않다. 2015년 2조원 남짓하던 LX판토스의 매출은 지난해 7조를 넘기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매출액 7조8177억원, 영업이익 3604억원은 전년 대비 각각 64.1%, 124.8%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올해 판토스 매출이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아울러 LX판토스는 세계 곳곳에 구축해온 물류 거점과 수단을 통해 지난해 연간 글로벌 해상 물동량 165만8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3% 증가한 수준으로 국내 1위, 세계 6위에 해당한다. 외형과 실적이 동시에 성장하고 있어 높은 몸값을 받기 유리하다. 

    상반기 공정거래위원회의 계열 분리 인가가 완료되면 공식적으로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어 이후 LX판토스의 IPO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이미 LG그룹에서 수차례 분리가 이뤄진 전례를 볼 때 이번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X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LG와 LX의 지분 정리를 통해 계열 분리 요건이 충족된 만큼 관련 사안(공정위 계열 분리)을 최우선적으로 충실히 챙겨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LX판토스 관계자는 “지난해 IPO 경력직 채용은 기존 인원 퇴사에 따른 충원 조치”라며 “IPO와 관련해 별다른 내부적인 논의는 없는 상황”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