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7번째 신저가 행진 외인 매도 폭탄에 올 들어 주가 15% 하락주가 추세 반등위한 추가적 모멘텀 필요
  • 삼성전자가 사흘 만에 다시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면서 '6만 전자'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33% 내린 6만6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부터 6만7000원선이 무너지면서 장 중 한때 6만6500원까지 내려가며 최근 1년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삼성전자의 신저가 행진은 이달 들어서만 7번째다. 이달 5일부터 3거래일 연속 신저가를 찍었다. 하락세를 걷던 주가가 지난 13일엔 2.54% 반등했지만 다시 2거래일 연속 약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그 사이 올초 7만8600원이던 주가는 15.26%나 빠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올해 1분기까지 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써내려갔음에도 주가는 계속 뒷걸음질하고 있다.

    주가를 끌어내린 건 외국인 투자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에 대해 지난 3월25일부터 내리 팔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올 들어 이날까지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3조48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들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플레이션이 겹치면서 신흥국 자산 비중 줄이는 추세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9조164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도체 공급망 불안감에 수요 위축 우려까지 더해지고 있다. 중국이 코로나19로 락다운에 들어갔고, 그동안 반도체 수요를 견인했던 컴퓨터·노트북 수요도 경제활동 재개로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형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초부터 경기 침체가 시장 참여자들의 긴장감을 고조시킨 가운데 IT 수요 3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1선 도시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락다운에 돌입했다"며 "스마트폰, PC, 기계부품 등 시장 수요를 이끌어왔던 주요 품목들의 공급망 우려가 한층 더 깊어졌으며 봉쇄 확산으로 인한 소비 위축 우려까지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분야 성장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4나노미터 양산품 생산 수율이 부진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면 경쟁사인 TSMC는 4나노미터 공정 수율은 70%대로 안정적이란 평가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는 시장 전망치를 웃돈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하면서 양사 간 경쟁 심화 및 기술 등의 격차 확대에 대한 우려감이 제기되는 것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를 바탕으로 전기전자 업종 중심의 외국인, 기관 매도 출회가 확대됐다"며 "삼성전자는 1분기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TSMC와의 경쟁 심화, 시설 투자 격차 확대 우려 등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추세적으로 반등하려면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 외 추가적인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하반기 메모리 가격 반등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며 "삼성전자 주가 반등을 위해선 엑시노스 등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조달 비중 확대, 파운드리 수율 개선,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