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 등록 출원 이후 해외 인사 영입… 핀테크 사업 확장 의지아마존·알리바바, 핀테크·콘텐츠 사업 안착수익성 강화 드라이브… 내수시장만으로는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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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획된 적자로 급격한 외형 성장을 이뤄온 쿠팡이 수익성 강화를 위해 콘텐츠와 금융 부문으로의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3월 미국 핀테크 기업 ‘브렉스’의 공동창업자인 브라질 출신 페드로 프란체스키 이사를 영입했다. 브렉스는 지난해 10월 123억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데카콘’ 기업으로 고객사에 금융 전반의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

    앞서 2019년 쿠팡 파이낸셜 상표 등록을 출원하고 주요 업무에 금융서비스업, 은행 및 보험업, 전자지불업, 신용할부금융업, 할부판매중개업 등을 명시했던 만큼, 관련 인사 영입을 통해 본격적인 핀테크 사업 확장으로의 잰걸음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쿠팡은 입점사들의 거래 데이터를 통해 지불 능력을 판단하고 안전한 대출을 제공할 수 있고, 고객을 대상으로도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알리바바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과 마찬가지로 콘텐츠와 금융으로 수익 모델을 확대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알리바바는 수억 명의 이용자에게 간편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를 제공해왔다. 이를 통해 확보한 고객·금융정보를 통해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서비스를 개발해 수익을 내는 등 관련 사업을 점차 넓혀왔다. 구매 이력을 신용으로 평가해 수익으로 연결시키는 방식이다.

    아마존 역시 핀테크 시장에 적극적으로 침투하고 있다. 비즈니스 대출을 기반으로 입점사를 늘려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주요 셀러를 확보하고 고정적인 수익을 추가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아마존이 2만여개 입점업체에 발행한 대출 금액만 5조원에 달한다.

    수익성 확보를 위한 또 다른 열쇠는 콘텐츠다. 2020년 선보인 OTT서비스 쿠팡플레이는 올해 2월 월간이용자 수가 330만명을 넘어서며 시장에 자리 잡았다.

    쿠팡플레이는 다른 OTT와 달리 OTT 구독자만을 위해 유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쿠팡에서 쇼핑을 하고 빠른 배송을 원하는 유료 회원들에게 추가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월 4990원에 빠른 배송과 쇼핑에 부가 서비스를 더한 개념이지만 OTT의 ‘핵심’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SNL코리아’의 오리지널 독점권을 확보해 방영하고 있으며 손흥민, 이강인, 황의조 등 인기 축구 선수의 소속팀 경기를 생중계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프로풋볼리그 NFL의 디지털 독점 생중계권을 3년간 확보하는 등 스포츠 콘텐츠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콘텐츠를 통해 사용자를 자사 플랫폼에 머무르게 하고 자사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는 순환은 물론, 광고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아마존의 경우 OTT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지속적으로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아마존이 거둬들인 광고수익은 지난해 312억원(약 39조원)으로 전체 매출의 7%에 달한다. 광고는 물류와 인력, 부지 등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기존 이커머스 사업에 비해 수익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우려도 있다.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성공한 콘텐츠·금융 사업은 각각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한 내수시장이 밑거름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7880억달러(900조원), 중국은 2조7792억달러(3580조원)로 우리나라 추정 규모인 180조보다 크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행보는 아마존이 진행해온 사업 방식과 매우 흡사하다”면서 “콘텐츠, 물류, 금융 등을 아우르는 모델 확보는 결국 수익성 개선이라는 하나의 목표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