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7일 0시부터 전면·무기한 총파업 돌입작년 파업 당시 시멘트 출하량 80%↓… 일 매출 피해 110억원“성수기지만 뾰족한 수 없어… 실적 악영향 우려”
  • ▲ 줄 지어 서있는 레미콘 차량.ⓒ연합뉴스
    ▲ 줄 지어 서있는 레미콘 차량.ⓒ연합뉴스
    화물연대 총파업에 따른 물류대란이 예상되면서 시멘트업계의 2분기 실적에 비상등이 켜졌다. 2분기부터 제품 가격 인상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출하량에 제동이 걸리면서 실적을 장담할 수 없게 된 탓이다. 

    7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히면서 시멘트업계는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전국 유통기지 상황을 확인하고는 있지만 첫날이다 보니 당장 피해를 추산하기 어렵다”면서도 “며칠정도는 버틸 수 있겠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는 경우 피해가 급격하게 커질 것으로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화물연대는 “산업적 피해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총파업 돌입 전까지 정부와의 모든 대화 창구를 열어놓고 협의를 위해 노력을 해왔다”면서 “정부의 대화의지가 높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무거운 마음으로 예정대로 7일 0시 전면·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나서는 것은 지난해 11월(25~27일)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노동계에서는 전국 화물노동자 약 42만명 중 화물연대에 소속된 2만5000여명과 비조합원 수백여 명이 총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당장 피해가 우려되는 시멘트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시멘트 수요의 최종 목적지인 건설현장 등에 도달하기 위해 화물차를 이용하고 있어서다. 이번 총파업으로 원료부터 제품 운송까지 모든 통로가 사실상 끊기는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앞서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 당시 일평균 출하량이 최대 80% 가량 급감하면서 1일 매출 피해액만 약 110억원으로 집계됐다. 평상시 국내 일일 시멘트 수요는 성수기기준 약 20만톤이지만 당시 화물연대 파업으로 일 평균 출하량이 4~5만톤까지 급감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총파업으로 인해 작년보다 피해 규모가 더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3일간만 이뤄져 임시 대응이 가능했지만 이번에는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다는 점에서다. 통상 시멘트 공장과 유통기지, 레미콘 공장이 비축할 수 있는 물량은 하루에서 이틀에 불과해 공급 차질에 따른 현장 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쯤 되면서 시멘트업계의 2분기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시멘트업계는 유연탄 등 원부자재 가격 급등, 탄소배출권 및 안전운임 등 비용지출이 늘면서 1분기에도 전년 대비 크게 악화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원자잿값이 오르는 가운데 수요가 늘어나다 보니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대폭 줄어든 것. 

    실제 쌍용C&E·한일시멘트·현대시멘트·아세아시멘트·성신양회·삼표시멘트 등 시멘트 6사 가운데 삼표시멘트를 제외한 모든 회사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회사별로 보면 쌍용C&E –9.6%, 한일시멘트 –7.1%, 현대시멘트 –8.5%, 아세아시멘트 –1.6%, 성신양회 –2.6% 등이다. 

    시멘트업계는 최근 시멘트 공급이 달릴 정도로 건설 수요가 늘고 있는데다 판매가격 인상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2분기 이후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 내다봤다. 쌍용C&E를 비롯한 시멘트사들은 올해 2월 계약분부터 시멘트 가격을 톤당 9만800∼9만2000원대로 15∼17% 가량 인상했다. 하지만 시멘트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출하량에 제동이 걸리면서 실적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원자재 가격도 부담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유연탄 가격의 기준이 되는 호주 뉴캐슬 유연탄 가격은 지난달 27일 기준 톤당 213.45달러를 기록했다. 직전 달 평균과 비교하면 7%, 작년 평균보다는 151.8% 증가한 수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유연탄 공급이 차단되면서 가격 상승이 가팔라진 영향이다. 여기에 중국·인도 등이 전력공급에 필요한 석탄을 대거 사들이고 있어 유연탄 가격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1분기에도 매출액은 소폭 늘었지만 유연탄 등 제조원가 급증으로 인해 대부분의 시멘트 업체들이 영업이익을 내지 못했다”면서 “성수기에 답답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2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